구청장이 간다
장미축제 성공 딛고 중랑을 역사문화교육도시로
나진구 중랑구청장 “중랑의 잠재력은 무한, 큰 변화 이끌 토대 마련에 집중”
등록 : 2016-10-27 15:33 수정 : 2016-10-27 15:41
2014년 11월부터 시작한 나찾소는 올해 4월을 기준으로 고충 민원을 비롯해 집단·반복 민원을 41.4% 줄이는 성과를 냈다. 지난 7월, 민선 6기 구청장 임기의 반환점을 돈 나 구청장은 지난 2년간 중랑구의 변화를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이제 중랑구도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을 틔웠다는 것, 두 번째는 주민들이 중랑에 대해 자긍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지역의 잠재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태면 더 큰 변화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나 구청장은 실제로 지난 2년간 오랫동안 정체된 사업의 실타래가 풀리면서 기분 좋은 변화가 중랑구에 일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런 변화가 구민의 에너지가 되어 낡고 부정적인 지역 이미지를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 20년간 구민을 불안하게 했던 봉화산 화약고가 지난해 11월 완전히 폐쇄됐습니다. 그 자리에 12월부터 옹기와 한지·목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옹기테마공원이 문을 엽니다. 폐허로 방치돼온 망우동 용마랜드는 가족캠핑장과 숲속모험장, 허브원 등 가족 중심의 자연 친화적 공원으로 변신을 기다리고 있지요.” 지난 5년간 공사를 중단하고 방치했던 상봉동 주상복합건물 듀오트리스도 나 구청장이 취임하고 공사를 다시 시작해, 지난 2월 주민들과 상가의 입주가 시작됐으며, 민관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을 통해 중랑구민 100여 명을 우선 채용하기로 해 지역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 구청장은 상봉역과 망우역 일대를 서울 동북권의 중심 상권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랑 COEX’ 조성 사업도 곧 추진하려 한다. 나 구청장은 다른 자치단체의 일과 정책을 벤치마킹하기도 하지만, 오랜 관료 생활을 통해 축적한 잠재력과 남다른 발상으로 중랑구만의 발전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그 성과물로 ‘서울장미축제’를 첫손에 꼽았다. “제가 16년 전 중랑구 부구청장으로 일했을 때 공공근로 예산을 들여 중랑천에 둔치공원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 10년 동안 중랑구민들이 장평교에서 월릉교까지 이어지는 제방에 장미를 심어 장미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중랑구 장미보다 예쁜 장미는 많겠지만, 길이가 5.15㎞나 되는 장미터널은 오직 중랑구에서만 볼 수 있게 된 거지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중랑천 제방길 5.15㎞ 장미 터널에서 시작한 장미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사람을 불러모았다. 축제 기간 사흘을 전후로 약 64만 명이 장미 터널을 찾았으며, 장미마켓과 전통시장 등 142개 부스에서 올린 매출만 7억5000여만 원이다. ‘서울장미축제’는 낙후된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각종 언론매체의 시선을 끌었다. 나 구청장은 서울장미축제가 서울의 대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제는 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발전시키는 일만 남았다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장미축제를 외형과 물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구청과 서울시 등이 주도했고, 다음에는 관과 주민이 함께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지속가능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민간이 주도하게 할 예정입니다. 지역 축제는 개인의 치적이나 정치성이 들어가면 실패한다는 것을 오랜 행정 경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역사문화교육특구’ 지정, 중랑 도약 기대 중랑구는 올 7월 중소기업청 심의를 거쳐 전국에서 처음으로 ‘역사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됐다. 기왕에 마련된 장미축제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랑구에 산재한 역사 자원을 활용해 지역특화사업을 만들어보자는 게 나 구청장의 생각이다. “망우동의 산 일대에 2019년까지 국·시비를 포함해 578억 원이 투입됩니다. 서울장미축제와 망우 묘지공원, 용마산, 봉화산, 중랑 둘레길 등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역사·문화사업과 행복중랑 111 장학사업, 저소득층 자녀 무료학습 지원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묶을 예정입니다. 본격적으로 추진될 사업이 역사, 문화, 교육을 주제로 총 3개 분야 16개 사업입니다.” 나 구청장은 사업을 통해 292명의 고용 창출과 1457억 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랑구는 역사문화 자원이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망우리 묘지가 중랑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고 하는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 소파 방정환 선생, 박인환 시인 등 많은 위인이 잠들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거기에 봉화산 봉수대, 옹기 공방 등을 활용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교육 현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행정공무원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매사 행동을 신중히 한다는 나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중랑을 근현대 역사 교육도시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역사문화관 건립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글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사진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