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고사성어
지록위마의 안하무인 곽자의의 처신을 보라
곽분양팔자(郭汾陽八字) 둘레 곽, 클 분, 볕 양, 여덟 팔, 글자 자
등록 : 2016-10-27 23:34
분양왕(汾陽王) 곽자의(郭子儀)의 팔자라는 뜻으로, 부귀와 공명을 한 몸에 지닌 팔자 좋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곽자의(697~781)는 중국 당나라 때 사람이다. 몰락한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는 초년고생을 극복하고 장원급제하여 관료가 되었다. 50대 후반에 일어난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토번(티베트) 등 외적의 침입을 막아 백성들로부터 황제 이상의 지지를 받았으나 황제의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당대의 황제들은 그런 곽자의를 존경하면서도 두려워해 난이 일어나면 평정을 맡기고 수습이 되면 바로 병권을 회수할 정도였다.
곽자의는 국가의 원훈(공훈을 세워 임금이 아끼고 믿어 가까이하는 늙은 신하)으로 제후에 봉해졌고, 명성과 부귀는 하늘에 닿았으며, 84세까지 천수를 누렸다. 가문도 번창하여 8명의 아들과 7명의 사위가 모두 영달해, 당대는 물론 후대 사람들에게 현세 복락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복 많은 삶을 담은 그림은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민간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조선 후기 화가 김득신의 ‘곽분양행락도’가 특히 유명하다.
곽자의는 성품이 온화하고 후덕했으며 초년고생을 겪은 사람답게 늘 겸손하게 처신했다고 한다. 높이 오를수록 더욱 허리를 굽히는 사람이었다.
곽자의와 관련된 고사성어로 ‘장롱작아’(裝聾作啞)라는 것이 있다. 귀머거리인 척, 벙어리인 척한다는 뜻이다. 곽자의의 어린 아들이 황제의 사위가 되었다. 시집온 공주와 아들이 부부싸움을 벌이다가 아들이 공주에게 “그대 아버지가 황제 자리에 있는 것은 우리 아버지 덕분”이라고 약을 올렸다. 듣기에 따라선 큰일 날 소리였다. 화가 난 공주가 아버지에게 달려가 일러바쳤다. 그러나 덕종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 자리도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그의 것이 되었을지 모른다”며 어린 딸을 타일러 보냈다. 황제의 말은 곧 곽자의의 귀에 들어갔다. 깜짝 놀란 곽자의는 아들을 매질하고 옥에 가둔 뒤 황제를 찾아가 대죄했다. 덕종은 “젊은이들이 철없이 굴다가 나온 소리인데 우리 어른들이 심각하게 여길 필요가 있겠소? 속담처럼 그런 얘기를 들으면 못 들은 척, 말 못하는 척하는 거지요”라며 곽자의를 안심시켰고, 곽자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남의 권력에 기대어 살면서도 저 잘나서 높은 자리와 재산을 차지한 양 안하무인으로 세상을 얕보며 무법천지처럼 사는 것을 영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권력은 화무십일홍이다. 천하의 곽자의도 몸을 낮추었기에 부귀공명을 지킬 수 있었다. 곽자의의 처신을 잘 살펴보기를 권한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곽자의와 관련된 고사성어로 ‘장롱작아’(裝聾作啞)라는 것이 있다. 귀머거리인 척, 벙어리인 척한다는 뜻이다. 곽자의의 어린 아들이 황제의 사위가 되었다. 시집온 공주와 아들이 부부싸움을 벌이다가 아들이 공주에게 “그대 아버지가 황제 자리에 있는 것은 우리 아버지 덕분”이라고 약을 올렸다. 듣기에 따라선 큰일 날 소리였다. 화가 난 공주가 아버지에게 달려가 일러바쳤다. 그러나 덕종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 자리도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그의 것이 되었을지 모른다”며 어린 딸을 타일러 보냈다. 황제의 말은 곧 곽자의의 귀에 들어갔다. 깜짝 놀란 곽자의는 아들을 매질하고 옥에 가둔 뒤 황제를 찾아가 대죄했다. 덕종은 “젊은이들이 철없이 굴다가 나온 소리인데 우리 어른들이 심각하게 여길 필요가 있겠소? 속담처럼 그런 얘기를 들으면 못 들은 척, 말 못하는 척하는 거지요”라며 곽자의를 안심시켰고, 곽자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남의 권력에 기대어 살면서도 저 잘나서 높은 자리와 재산을 차지한 양 안하무인으로 세상을 얕보며 무법천지처럼 사는 것을 영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권력은 화무십일홍이다. 천하의 곽자의도 몸을 낮추었기에 부귀공명을 지킬 수 있었다. 곽자의의 처신을 잘 살펴보기를 권한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