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초구, 저소득 홀몸노인 산책 봉사 전동으로 확대

등록 : 2016-11-10 14:33
서초구 잠원동 자원봉사캠프는 한 달에 한 번 '어르신 바르게 걷기 산책 봉사'를 진행한다. 잠원동주민센터 제공

“산책 전날이면 너무 설레. 혹시 나 안 부를까봐 겁난다니까.” 서초구 잠원동 안순자(79) 할머니는 남편은 물론 아들·며느리 등 가족을 먼저 보내고 6년째 혼자 살고 있다. 1인 가구에 찾는 이가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혼자 있다 보니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그러던 안 할머니가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서초구 잠원동 자원봉사캠프가 진행하는 ‘어르신 바르게 걷기 산책 봉사’가 그 계기였다.

서초구 자원봉사센터가 운영하는 잠원동 자원봉사캠프는 바깥 활동이 부족한 어르신들의 산책을 돕는 자원봉사를 2년째하고 있다. 저소득층이거나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자원봉사캠프가 전화해 산책을 권유하는 방식이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마다 30분에서 1시간쯤 산책하는데, 어르신과 자원봉사자, 동 주민센터 직원이 일대일 짝꿍이 되어 걷는다.

산책 시작 전에는, 스포츠센터 트레이너의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어르신 맞춤 스트레칭과 걷는 자세도 지도한다. 함께 율동을 하거나 안마를 하며 즐길 수 있어 모두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산책 코스는 신동 근린공원에서 이어지는 ‘길마중길’이다. 어르신들은 1㎞ 거리를 짝꿍과 서로 말동무를 하며 걷는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입을 굳게 닫았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수다를 즐길 정도로 밝아졌다는 게 봉사자들의 설명이다. 산책이 끝나면 함께 점심을 먹고 프로그램을 마친다.

2년째 어르신 바르게 걷기 산책 봉사를 하는 박창현 잠원동 자원봉사캠프장은 “처음에는 대여섯 명의 어르신만 참석하셨는데, 지금은 스무 명이 넘을 정도로 관심과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초구는 잠원동에서만 하는 어르신 산책 봉사를 18개 동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깥 활동이 부족한 은둔형 어르신을 발굴하고, 경로당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을 위한 활력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걷기 운동은 어르신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에도 큰 역할을 한다. 효를 실천하고 심신 건강을 돕는 산책 봉사를 18개 동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