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여성을 업신여기던 19세기 영국 런던에서 여성이 ‘야한 상상’을 담은 책을 냈다면 어땠을까?
뮤지컬 <레드북> 주인공 안나는 슬플 때면 야한 상상을 하고, 성추행을 저지르는 남자들에게 맞서 싸우는 당돌한 여성이다. 극은 안나가 꿈을 좇아 작가가 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안나는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사회에서 성적 욕망을 담은 책을 쓴다. 논란의 중심에서 사회적 지탄을 받지만,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임을 깨닫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오직 신사로 사는 법밖에 모르는 브라운이 안나와의 사랑을 통해 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역할로, 여성문학회를 운영하는 로렐라이와 도로시는 안나가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물로 이야기에 함께한다.
욕망에 솔직한 여성과 보수적인 사회, 단편적인 ‘키워드’만 보면 무거운 분위기일 것 같지만 의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통쾌한 대사와 익살스러운 연기가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극의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진정성 있으면서도 밝은 음악 역시 <레드북>의 매력을 더한다.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괜찮다는 유쾌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관람할 수 있겠다.
<레드북>은 <여신님이 보고계셔> <쇼맨> 등으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한정석(작가)-이선영(작곡가)-박소영(연출)의 합작품이다. 2018년 초연 당시 제7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4개 부문(극본·음악·여우주연·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2021년 재연으로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4개 부문(작품·연출·음악·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는 옥주현·박진주·민경아가 안나를, 송원근·신성민·성규가 브라운을 연기한다.
장소: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시간: 화·목·금 오후 7시30분, 수 오후 3시·7시30분, 토·일 오후 2시·6시30분
관람료: VIP석 11만원, R석 9만원, S석 6만5천원
문의: 1577-3363 연재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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