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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텃밭 수확 농산물도 훌륭한 기부 자산

등록 : 2016-12-01 13:20
겨울철을 맞아 서울 시내 곳곳에서 김장 나누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최저기온 영하 6도까지 내려갔던 지난달 24일, 관악구 낙성대동의 ‘강감찬 텃밭’에서도 어려운 이웃 돕기 김장 행사가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모인 40여 명의 주민은 김장 재료 손질로 분주했다. 이날 김장은 주민들의 김치 담그기 재능 기부뿐 아니라 배추와 무도 기부로 마련됐다.

임현주 관악자원봉사센터장은 “공터였던 곳을 텃밭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분양했는데, 한 해 농사를 마치면서 텃밭 쪽 분들이 뜻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정성스레 기른 김장 재료를 기부해왔다”며 이번 김장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주민들이 가꾼 텃밭에서 기부받은 김장 재료는 배추 500포기와 1톤 트럭 한 대를 가득 채울 정도의 무였다. 농산물 기부는 관악구 생태공원의 텃밭을 가꾼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시작됐다. 기부 소식이 지역에 전해지자 ‘강감찬 텃밭’과 ‘낙성대공원 도시농업체험학습장 텃밭’을 분양받은 주민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이번 김장 행사가 열릴 수 있었다.

강감찬 텃밭과 낙성대공원 도시농업체험학습장 텃밭은 관악구 낙성대동에 있는 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 터널 지상부에 1만2260㎡ 규모의 유휴지를 활용해 만든 텃밭이다. 관악구는 이 텃밭을 지난 8월 총 650구역(1구역 8.5㎡)으로 나눠 주민 1000여 명에게 무료 분양했다.

텃밭 한 구역에서 배추와 무, 쪽파, 시금치 등을 심었다는 임태순(57)씨는 이번 김장에 배추 5포기와 무 5개를 내놓았다. 김치 담그기 재능 기부에 참여한 임씨는 “태어나서 처음 농사라는 것을 지어봤어요. 매일같이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았죠. 제 자식 같은 농산물을 소중한 이웃을 위해 쓴다니 추운 줄도 모르겠네요”라며 즐겁게 웃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정성스레 가꾼 농산물을 이웃에 기부해 주신 주민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앞으로 이런 기부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도시 텃밭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담근 김치는 장애인활동지원센터와 탈북청소년대안학교 등 지역시설과 형편이 어려운 가정 200곳에 골고루 전달됐다.

지난 24일 관악구 낙성대동 강감찬텃밭에서 지역주민들과 봉사자들이 김장을 담고 있다. 관악구 제공.


윤지혜 기자 wisdom@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