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전성시대 속 성북구 ‘요동남’ 활동

이승로ㅣ성북구청장

등록 : 2023-06-08 15:18
성북구 동선동 주민센터와 동선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월 1회 지역 1인가구 중·장년 남성을 위한 요리교실 ‘요리하는 동선동 남자들’(요동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달 24일 동선동 주민센터에서 참여자들이 요리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성북구는 1인가구 전성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체 18만1827가구 중 6만4985가구가 1인가구로 나타났다. 35.7%로 세 집 중 한 집이 넘는 셈이다. 1인가구 가운데 청년(19~39살) 비율은 52.3%이며 중장년(40~64살)의 비율은 27.7%이다.

성북구 20개 동 중 1인가구가 가장 많은 곳은 동선동이다. 이에 동주민센터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요리하는 동선동 남자들’(요동남)을 기획해, 한 달에 한 번 1인가구 중·장년 남성을 대상으로 요리 교실을 열고 있다. 가족 해체 등 여러 사유로 홀로 사는 참가자들은 제대로 된 식사 준비가 어렵고 타인과의 소통 기회가 거의 없던 터라 이웃과 함께 요리하며 사는 이야기,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이 프로그램을 매우 좋아한다. 출석률이 거의 100%에 이를 정도다.

다른 동에서도 동네 맞춤형 1인가구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1인가구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며 누구나 1인가구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구는 1인가구 정책의 체계적인 수립과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2023년 1인가구지원팀을 신설했다. 1인가구지원팀은 1인가구 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30여 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전 부서와 동 주민센터, 지역 복지기관 그리고 주민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건강생활돌봄, 범죄안심, 안부·관계형성, 주거 분야 등에서 협력을 이끌고 있다.

2022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50살 이상 중장년 1인가구 실태조사도 진행했다. 부재하거나 거부로 실태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1인가구의 생활실태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했다. 조사 과정에서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하고 신속하게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성과도 올렸다. 다양한 1인가구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적 변화에 대비해 제도를 점검, 보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성북구는 민관 협력을 통한 보다 촘촘한 1인가구 지원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구청-복지관-지역사회보장협의체-동주민센터 4자 간 민관 컨소시엄 협약식이 대표적이다. 협약으로 지역에 밀착하는 사회복지관 사업을 추진해 취약 1인가구를 발굴하고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로 돌봄,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1인가구 지원 시스템은 특정 계층에 멈추지 않는다. 성북구에는 8개 대학교가 있고, 청년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거주 형태 역시 1인가구가 다수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우정 프로그램인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 여행, 독서, 공연 등 총 13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추가 모집에 대한 요구가 높아 20개 팀까지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청년 1인가구 중심의 생활용품 대여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를 중심으로 한 최신 미디어 기기의 무료 대여, 각 동주민센터의 생활공구, 안심장비 무료 대여 등은 물론 간단한 집수리 강좌도 마련했다. 부동산 상담·동행 서비스, 도전숙 등 주거지원에도 5개 부서가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모든 세대의 1인가구를 아우르는 공간도 다양하게 조성하고 있다. 생애주기에 맞는 실질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1인가구지원센터는 2025년 개관을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 최근 건축 계획안이 통과됐으며, 올 하반기에 사업 시행 계획 인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1인가구 커뮤니티 공간 ‘씽글벙글사랑방’ 사업은 서울시 공모로 월곡종합사회복지관에 조성해 1인가구에 쉼과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를 위해 고민해서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준비해주시는 이웃들을 만날 때마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는 든든함이 생긴다.” 요동남 참가자의 말이다. 이제는 사회적 연결 조성도 행정의 중요한 의무다. 1인가구의 삶을 지역사회가 지지하고 사회적 돌봄 체계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과 지역 문화를 마련해야 한다. 성북구는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1인가구가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승로ㅣ성북구청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