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던 초안산 자락이 이제는 도심 속 힐링 공간이 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초안산생태공원 품속 뱃골어린이공원과 밤골어린이공원 사이 작은 건물이 들어섰다. 도심 속 지친 몸과 마음을 꽃과 나무로 달랠 수 있는 ‘도봉구 초안산가드닝센터’다. 가드닝(Gardening)이라는 말은 정원을 가꾸고 돌보는 일을 뜻하는데, 이곳에는 자연을 통해 나를 돌본다는 의미까지 담겨 있다.
이곳을 찾은 지난 16일 지하 1층 정원사의 작업실에서 한창 이끼볼 만들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센터에서 매달 기획 운영하는 원데이클래스 중 하나인데 오픈 직후 빠르게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날 이끼볼 만들기 수업에 네 번째 참가한다는 이영미씨는 “이끼볼을 만드는 과정에서 잡념과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밖에도 식물 이야기를 정원해설사가 들려주는 ‘정원 산책’, 허브를 수확해 간단한 음식부터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해보는 ‘허브정원’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라고 하니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에서 확인하고 예약해보자.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시간대(수·목·토 오후 2시~4시30분)에는 셀프플랜트바로 활용된다. 백화등, 무늬아이비, 후마타고사리 등 식물을 고르고 원하는 화분에 직접 심어볼 수 있다. 이용료는 화분과 식물을 모두 포함해 1만원이다. 추후 센터에서 운영하는 예술공방에서 참여자가 직접 화분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원사의 작업실 옆에는 작지만 없는 게 없는 온실이 가꿔져 있다. 남부 수종과 야생화(동백, 후피향 등)와 열대 수종(자카란다, 바나나, 구아바, 여인초 등)까지 다양한 식물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매달 다양한 식물을 주제로 한 작은 전시회가 열린다. 이달에는 한국식물화가협회와 손잡고 ‘호스타’를 주제로 식물화 15점이 전시 중이다. 1층은 정원과 관련한 아이들 그림책부터 식물도감 등 전문서적까지 구비된 ‘초록책방’과 누구나 정원사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정원사의 놀이터’로 구성돼 있다. 1층과 이어진 야외는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별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정원으로 가꿔져 있는데 마침 이달에 수국이 개화해 6월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별관 예술공방에는 도예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도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보니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서울 전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붐빈다. 직접 손작업으로 도기를 만들어보는 ‘흙이랑’, 물레체험을 할 수 있는 ‘물레랑’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체험 뒤에는 집으로 가져가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손길을 더해 가마에 구워준다. 도기를 받기까지는 한 달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초안산가드닝센터의 이소원 센터장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식물에 물 한 번 뿌려주고 눈 한 번 맞춰보라”고 권한다. 그렇게 하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쉼’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올 하반기에는 찾아오는 이들에게 더욱 다양한 교육과 체험, 문화행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개관한 지 한 달 조금 넘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센터가 도심 속 우리 곁 ‘초록의 쉼표’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이민욱 도봉구 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도봉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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