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야, 놀자
등교 전 한 시간 아침 놀이터
등록 : 2016-12-01 17:31
“동동동대문을열어라,남남남대문을열어라!” 아침 놀이터에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상쾌하게 울려퍼진다. 박찬희 제공
놀이터에는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논다면 벌떡 일어나서 나올 아이들인데, 무슨 일이지?’ 딸아이가 그네를 타며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드디어 친구가 나타났다. “내가 1등으로 왔다.” “아냐. 내가 1등이야. 동생 어린이집 가는데 같이 갔다 왔거든.” 두 아이가 옥신각신하는 사이 친구들이 하나둘 모였다. 상쾌한 아침 놀이터에 온 아이들을 보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았다. 놀이로 상쾌하게 하루를 열면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을까. 아이들은 언니들이 하는 사방치기를 구경하다 시소로 우르르 몰려가 이야기를 하더니 “동동 동대문을 열어라, 남남 남대문을 열어라!” 하며 놀이를 시작했다. 문을 빙글빙글 도는 아이들 얼굴은 환했다. 놀이는 아이들 얼굴을 활짝 펴게 하는 마법이 있다. 진짜 놀이인지 가짜 놀이인지 알려면 아이들 얼굴을 보면 된다. “학교 가자!” 한 아이가 소리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탁자로 달려가 널브러진 가방을 메고 손을 잡고 놀이터를 떠났다. 아이들 뒷모습이 발랄하고 가볍다. 놀이가 주는 힘으로 친구들 손을 스스럼없이 잡는 것 같다. “아침에 노니까 뭐가 재미있었어?” “친구들하고 같이 손잡고 학교 가는 거.” 어떤 놀이를 말할 줄 알았는데 역시 친구가 제일이었다. 딸아이가 다섯 살 때 친구를 찾아 목말을 타고 동네 한 바퀴 돌며 부른 노래가 기억난다. “친구들아, 내 목소리가 들리면 어서어서 나와주겠니!” 글 사진 박찬희 자유기고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