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쳐로 느리게 살기

지렁이와 친해지면 음식물쓰레기 걱정 뚝!

[퍼머컬처로 느리게 살기]

등록 : 2016-03-31 14:36 수정 : 2016-05-20 11:57
지렁이는 토양의 물리적인 구조를 개선해 분변토라는 가장 좋은 퇴비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선물’, ‘흙 속의 보물’이라고 부른다. 이 지렁이와 친해지면 음식물쓰레기를 악취도 없이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아파트에서도 쉽게 지렁이를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그림)을 소개한다.  

1. 비슷한 크기의 통을 3개 준비한다. 아래가 좁고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모양이면 통을 겹쳐 놓을 때 더 편리하다. ‘고무 다라이’라고 부르는 빨간색 용기도 좋고 안 쓰는 김치통도 좋다.  

2. 한 개의 통 바닥에는 흙알갱이가 빠져나갈 만한 구멍 여러 개를 뚫고 또 다른 통 밑바닥에는 물이 빠져나갈 만큼의 작은 구멍 여러 개를 뚫는다.  

3. 큰 구멍을 뚫은 용기, 작은 구멍을 뚫은 용기, 구멍이 없는 통을 겹쳐 놓는다.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가 먹으면서 생기는 분변토는 중간 통에 남겨지고 물기는 맨 아래 통에 모인다. 분변토는 화분, 텃밭, 정원의 퇴비로 쓰면 된다. 모아진 수분도 좋은 액체비료가 된다. 희석해서 사용한다.  

4. 준비된 통 맨 위에 음식물쓰레기와 지렁이를 넣으면 된다. 지렁이는 근처 야산이나 공원의 습기가 있는 낙엽층을 살짝 파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지렁이가 없다면 낙엽이 있는 곳에 신문지를 여러 장 덮고 신문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나뭇가지 등으로 눌러놓고 며칠 뒤에 신문지 아래를 파보면 지렁이가 많이 모여 있을 것이다.  

5. 지렁이는 어두운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빛이 들어가지 않게 뚜껑을 덮어 준다. 지렁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소금이다. 염도가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넣지 않아야 한다. 씻어서 넣거나 염도가 지나치게 높은 음식물쓰레기는 따로 처리해야 한다. 혹시라도 염도가 걱정이 되면 신문지라도 잘게 찢어 넣어주어야 한다. 또한 추우면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각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20% 줄이면 연간 1600억원이 절약된다고 한다.

지렁이가 아무리 효과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더라도 가장 으뜸인 것은 버려지는 음식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내가 먹을 만큼만 사고 내가 먹을 만큼만 만들고 지나쳤으면 이웃과 나누는 것이 퍼머컬처를 실천하는 더 좋은 방법이다.

글·그림 임경수 느린삶학교 대표 강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호주의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으로 전 세계의 생태마을과 생태적 지역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한겨레 느린삶학교에서는 퍼머컬처의 삶을 배우는 ‘느린삶학교 2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4월9일 개강 예정이며 모두 6회의 강좌로 구성된다. 교육비는 35만원. 참가 신청과 문의는 전화(02-710-0743~6) 또는 인터넷(www.hanihu.com)에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