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다양한 효능’ 소개

‘향기치료’

등록 : 2023-08-24 16:25 수정 : 2023-08-24 18:52

‘(좋은 향기를 맡으면) 살이 빠진다.’

한의사인 이주관 자연한방병원 한방병원장(경남 창원소재)이 펴낸 <향기치료>(청홍 펴냄) 표지에 크게 적혀 있는 글귀다. 책 표지에는 이 외에도 ‘암환자 통증을 진정시키는 아로마테라피’ ‘좋은 향을 맡으면 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누구나 무서워하는 치매, 향기에서 그 답을 찾다’ 등의 구절도 찾아볼 수 있다.

‘아니, 향기치료가 만능이라는 얘기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지은이도 머리말에서 “자연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 받는 모든 병을 ‘자연치유’ 즉 ‘향기치료’를 이용하여 치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근거들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비만 문제는 일본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나가이 가쓰야 오사카대학 명예교수 등이 생쥐에게 그레이프프루트(자몽) 정유(에센셜오일)를 맡게 했더니 쥐의 식사량이 약 70%로 줄었다. 일부 향기는 식욕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암과 관련해서는 미국이나 캐나다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대표적인 항암향기는 장미로 만든 정유에 많이 포함된 게라니올이다. 1997년 미국 인디애나대학 이벳 버크 교수팀이 생쥐 실험을 통해 게라니올을 맡게 했을 때 쥐에게 발병한 췌장암 세포의 증식이 억제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항암치료에서 독한 항암제에만 의지하는 것보다 아로마테라피를 병행함으로써 항암제의 투여량을 줄인다면 암환자의 통증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다고 향기치료의 보조적 성격을 강조한다.

향기치료는 인류의 오래된 지혜가 담겨있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왕족과 귀족층이 애용한 우수한 치료법이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도 “건강 유지의 비결은 약초 정유의 목욕과 흡입, 마사지를 매일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식물·풀·꽃·뿌리 등에서 추출한 정유는 그러나 제대로 알고 써야 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호흡기 질환이나 근골격 질환에 쓰이는 정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호흡기 질환만 해도 유칼립투스는 기본적으로 사용되지만, 티트리는 염증에, 사이프러스는 콧물에, 페퍼민트는 코막힘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책에서는 또 캐머마일, 제라늄, 재스민, 라벤더, 로즈메리 등 다양한 정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