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인 <회복탄력성>의 저자 김주환 연세대 교수가 펴낸 <내면소통>(인플루엔셜)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내면의 자아와 소통하면 마음근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으로 대표되는 마음근력이 유전적 유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통념에 반대한다. 매일매일 운동으로 몸의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는 것처럼 “마음근력도 체계적인 노력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음근력 향상의 핵심으로 ‘전전두피질의 활성화와 편도체의 안정화’를 꼽는다. 이성을 상징하는 전전두엽과 편도체는 시소 관계다. 평상시에는 전전두피질 중심의 신경망이 작동해 이성적 판단을 하다가도, ‘멧돼지의 공격’ 등 위기상황이 오면 편도체 신경망이 활성화된다. 이 경우 우리 뇌에서는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이 일어나고 소화기관에 보낼 에너지까지 끌어와서 근육으로 집중시킨다. 이를 악물 때 사용하는 턱 근육 등 일련의 근육을 수축시킨다.
당장 두뇌로 가는 혈액은 줄어들지만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자는 그러나 이런 현상이 ‘원시시대에 맞는 시스템’이라고 짚는다. 당시에는 정말 ‘멧돼지’가 나타났지만, 현재의 위기는 ‘멧돼지’가 아닌 대학 입학시험이나 기업 입사면접 등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우리 뇌는 아직 원시시대에 걸맞은 대응을 하고 있다. 위기가 발생하면 여전히 전전두피질보다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마음근력이 약한 것이다.
저자는 마음근력을 높일 핵심으로 명상을 꼽는다. 눈을 감고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명상이야말로 최선의 내면소통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신 뇌과학과 심리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명상이 어떻게 마음근력을 높이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명상이 뇌과학에서 얘기하는 ‘자기참조과정’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자기참조과정은 나 자신의 현재 상태를 되돌아보는 것을 가리키는데, 호흡 등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명상이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의 마음속 배경자아와 소통하면서 이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명상 하면 불교를 떠올리지만, 저자는 힌두교, 유대교, 심지어 성리학 창시자인 송나라때 학자 주희와 왕명학 창시자인 명나라 왕양명에게서도 명상과 통하는 정좌법 등을 찾아내 소개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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