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중고품 거래에서 새활용 체험·교육까지

자원순환 복합문화 공간 ‘강동구 리앤업사이클플라자’ 공식 개관

등록 : 2023-10-05 15:55
‘강동구 리앤업사이클플라자’는 3월 준공 뒤 6월부터 체험과 교육,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다 홍보관을 신설하고 도서관 등을 갖춰 9월20일 공식 개관했다. 구는 다양한 연령층이 손쉽게 참여해 새활용에 재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현대식 마켓형으로 꾸민 1~2층 재활용센터.

시설 현대화, 규모 키워 기능 다양화

재활용센터, 세련된 마켓형으로 꾸며

홍보관에선 새활용 제품·작품 전시

2층 외부, 옥상엔 장터 등 활동 공간

“자원순환 문화기지로 활용되길 기대”

“아이는 책가방에, 저는 가방에 (키링을) 달고 다니며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하자는 다짐을 하려 해요.”

강동구 길동에 사는 남주영씨가 지난 9월20일 새활용(업사이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만든 키링(열쇠고리)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강동구 리앤업사이클플라자’의 공식 개관에 맞춰 진행됐다. 지난 3월 준공 뒤 6월부터 체험과 교육,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다 홍보관을 신설하고 도서관 등을 갖춰 이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남씨를 비롯해 참여 주민 15명은 병뚜껑과 폐플라스틱을 분쇄한 뒤 녹여 만든 오브제를 활용해 30분 정도 키링 만들기 활동을 했다. 키링에는 멸종위기 바다생물 거북이와 돌고래 등의 오브제에 구슬이 2개씩 꿰어 있었다. 3층에 있는 또 다른 교육장에서는 강덕초 어린이 20여 명이 버려진 종이로 동그란 도어벨 장식품 만들기에 한창이다. 아이들은 완성품을 2개씩 만들어 하나는 갖고 다른 하나는 교육장 한쪽에 자리 잡은 철제 프레임 게이트에 걸어 조형물로 전시하는 체험도 했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에서 걸어 10분 거리에 있는 강동구 리앤업사이클플라자는 자원순환 거점시설로 재활용(리사이클) 문화를 퍼뜨리고 새활용(업사이클) 산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체험과 교육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도 갖췄다. 2019년 서울시의 서울형 리앤업사이클플라자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된 시범구 5곳(강동·노원·서대문·성북·송파구) 가운데 1곳이다.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노후화된 기존 재활용센터를 리모델링하는 대신 인근 도로부지에 연면적 약 2300㎡, 3층 규모 건물을 새로 지었다. 사업비는 77억원(시비 60억원, 구비 10억원, 국비 7억원)이 들었다.

3층 교육장에서 열린 새활용 교육 프로그램.

갤러리 건물 같은 세련된 외관에 내부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독특한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안으로 들어가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면 주황색 계단이 이어지며 전체 층이 한눈에 들어와 뻥 뚫린 느낌을 준다. 시설은 현대화하고 규모는 커져 기능이 다양해졌다.

경사진 터를 활용해 2층에 만들어진 외부는 재활용 장터나 공연 등 각종 활동이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이다. 길에서 바로 이어져 손쉽게 오갈 수 있다. 옥상에도 비슷한 용도의 잔디 공간을 갖췄다. 1층 입구 쪽에는 재활용 물품과 작품 등을 갤러리처럼 전시해 지나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김영채 청소행정팀장은 “디자인에 대해 ‘밝고 예쁘다’고 평가하는 등 주민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자치구 재활용센터는 다른 중고품 거래 플랫폼과 달리 직접 보고 살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층 재활용센터는 진열 방식과 취급 물품에 변화를 줬다. 어두운 창고형에서 밝고 세련된 마켓형 시설로 바뀌면서 쇼핑몰처럼 진열하고 장식품이나 액세서리 등 소품도 다룬다. 공개입찰로 재활용센터 위탁운영을 맡은 리사이클시티의 김한석 실장은 “재활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품을 취급한다”며 “좋은 물건들이 버려지지 않고 재활용·재사용되는 선순환 방향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했다.

개관 준비 과정에서 강동구가 중점을 둔 2층 자원순환 홍보관에서는 새활용에 대한 정보와 제품·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이 재활용과 새활용에 대해 좀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공을 많이 들였다. 구는 향후 분기별로 전시물들을 바꿔가며 운영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홍보관 옆 도서관도 전체 공간 특색에 맞게 폐콘크리트를 활용한 테이블, 폐코르크를 사용한 의자 등 자원순환을 녹여 구성했다. 1천 권의 장서와 전자도서관이 설치된 태블릿피시 등을 갖춘 도서관은 신한카드·아이들과미래재단의 후원으로 강동구가 운영한다.

강동구 리앤업사이클플라자 외관.

3층에는 교육장과 교육 운영을 담당하는 강동구 청소행정과 사무실이 있다. 지난 3월 부서 이전을 마치고 새활용 전문업체와 협력해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새활용 체험과 교육은 리앤업사이클플라자 운영의 핵심이다. 유·초등생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손쉽게 참여해 새활용에 재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한다. 김영채 팀장은 “교육 참가자들이 체험을 통해 새활용을 알게 되어 좋아한다”며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가려 한다”고 했다.

주민들도 리앤업사이클플라자의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개관 기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암사동 주민 이혜리씨는 “직접 만들고 경험해보는 환경교육이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운영됐으면 한다”고 했다.

개관식에서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오감으로 느끼며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을 몸소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겠다”며 “주민들이 자녀들과 와서 쉬면서 자연스럽게 환경과 관련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강동구 개관으로 서울형 리앤업사이클플라자가 들어선 자치구는 2곳이 되었다. 강동구에 앞서 송파구가 기존 재활용센터를 리모델링해 2년째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3곳은 준공을 앞뒀거나(서대문·성북구), 공사비 상승으로 서울시 투자심사 의뢰와 사업비 추가 확보를 위해 노력(노원구)하고 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