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서울의 공원으로 오세요

생태, 예절, 공예에서 요리까지 서울의 주요 공원이 제공하는 겨울방학 프로그램 38선

등록 : 2016-12-29 19:22 수정 : 2016-12-29 19:23
강동구 길동생태공원 ‘입춘 행사’
겨울방학이다. 학교에서 벗어나게 된 아이들은 신이 났지만, 부모들은 고민이 커져만 간다. 아이들을 종일 학원에만 묶어둘 수도 없고 자칫 방심하면 아이들은 겨우내 게임 삼매경에 빠져들 게 뻔하다. 출판사들은 이런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방학 대비 놀이용품과 책을 묶은 ‘엄마 생존 박스’까지 내놨다.

자녀에게 보람도 있고 추억도 남길 만한 겨울방학을 선사하고 싶어 인터넷을 검색해보지만 사설 캠프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가족여행을 생각해봐도 연초 쏟아지는 업무로 시간을 내기도 만만치 않다. 이럴 때 최근 들어 별의별 것을 다 서비스하는 지방정부의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려보자.

서울시는 내년 2월까지 서울의 주요 공원에서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생태, 예절, 공예 등 프로그램 종류만 해도 총 38가지에 이른다. 게다가 ‘어린이 조경학교’를 빼고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무료다. 어린이 겨울방학 체험이 운영되는 곳은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서울숲공원, 길동생태공원, 남산공원 등이다.

참가 신청은 ‘서울의 산과 공원’ 누리집(parks.seoul.go.kr/parks/) 또는 서울시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yeyak.seoul.go.kr)을 통해 하면 된다. 문의는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02-2133-2046)에서 받는다.


놀면서 배우는 자연의 지혜 강동구 길동생태공원

놀이에서 자연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일요 가족나들이’는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프로그램으로 명성이 나 있다. 생태해설가가 함께 공원을 산책하며 24절기를 주제로 설명해준다. 절기에 맞는 먹거리와 놀거리를 통해 자연의 변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 입춘인 2월4일에는 가족과 함께 입춘대길(立春大吉)을 쓰고, 봄 향기 가득한 무순으로 멕시코 음식 ‘토르티야’를 만들어 먹는 ‘입춘 가족프로그램’도 연다. 생태해설가와 함께 동식물을 관찰하고 배우는 ‘생태 체험’, 짚과 흙,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이용해 ‘미술공예 작품을 만드는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강동구 천호대로 1291 / 02-472-2770)

동작구 보라매공원 ‘겨울철새 만나기’
공원을 만드는 조경학교와 숲체험 동작구 보라매공원

‘어린이 조경학교’는 무조건 참가 신청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소문이 났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어린이가 직접 공원을 기획하고, 자기만의 공원을 설계하는 체험이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참가할 수 있다. 하루 7시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수료증도 받을 수 있다. 나뭇가지와 솔방울, 볏짚 등 자연 부산물로 액자와 ‘벌꿀 비누’, 복조리 등을 직접 만드는 ‘자연물을 이용한 공예품 만들기’, ‘꿀벌비누만들기’ ‘새끼 꼬기와 싸리비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이 밖에도 겨울 철새의 생활상을 배워보는 ‘겨울철새 만나기’, 곤충과 나무 등의 겨울나기를 배우는 ‘공원 친구들의 겨울나기’, 겨울 숲에서 어떤 놀이를 할 수 있는지 배우는 ‘숲에서 놀자! 숲 체험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동작구 여의대방로 20길 33 / 02-2181-1168)

중구 남산공원 ‘나는 예의 바른 어린이’
훈장님에게 배우는 전통 예절 중구 남산공원

아이들이 옛 유생들이 쓰던 검은 베로 만든 실내용 관모 유건을 쓰고 도포까지 갖춰 입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나는 예의 바른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훈장님에게 전통 인사법과 설날 세배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어린이와 가족 대상의 한자 교육프로그램 ‘아동 놀이 한자’와 ‘이달의 한자’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중구 삼일대로 231 / 02-3783-5995~6)

마포구 월드컵공원 ‘곤충들의 겨울나기’
요리부터 자연까지 겨울방학 종합세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나흘 일정으로 ‘초등교육 과정과 연계한 요일별 생태교육 4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식물과 곤충의 겨울나기 관찰, 꽃눈 그리기와 화석 만들기 체험 등으로 꾸려진다. 자연과 생태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교과와 연계돼 학습 효과도 크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1시에 실내와 야외 체험으로 진행된다. 요즘 대세인 ‘먹방’과 함께 ‘쿡방’은 아이들에게도 대세다. ‘요리교실’에서는 가족과 함께 오메기떡, ‘견과 강정’, ‘감귤 찹쌀떡’ 등을 만들 수 있다.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게는 ‘공예교실’을 추천한다. 펼침막 천으로 가방 만들기, ‘석고 방향제’와 ‘비누 꽃’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월드컵공원 사랑방’에서는 주말에 온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복조리, 윷, 전통 제기, 가오리연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마포구 하늘공원로 108-1 / 02-330-5574)

겨울에 나비와 함께 만나는 봄과 여름 성동구 서울숲공원

‘곤충식물원 투어’는 추위를 타는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식물원 온실에서 보기 힘든 난대식물과 열대식물을 만날 수 있다. 나비 정원에서 진행되는 ‘서울숲의 나비’ 체험은 어린이가 직접 나비를 관찰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넓은 서울숲 곳곳을 누비며 곤충과 겨울 식물 등을 관찰하고, 사슴과 뛰노는 ‘서울숲 겨울탐험대’는 초등학생 대상이며, 1기부터 3기까지 기수별로 운영한다. 가족이 함께하려면 ‘겨울아 숲에서 같이 놀자’를 선택한다. 다양한 겨울 놀이를 배울 수 있다. 나무의 겨울나기를 통해 자연의 신비를 배워보는 ‘겨울나무 이야기’ 등도 있다. (성동구 뚝섬로 273 / 02-460-2925)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