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프로그램에 있는 모든 것이 ‘클래식’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클래스’가 있다.”
오는 12월20일 저녁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 그룹 ‘필하모닉스(PHILHARMONIX)’의 음악을 설명한 말이다.
독일의 대표적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에 의해 만들어진 필하모닉스는 ‘위대한 음악적 재능을 새로운 음악 세계를 여는 관문으로 사용하는 그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필하모닉스는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재즈, 라틴, 심지어 팝 음악까지 연주하기 때문이다. 가령 바흐의 C장조 전주곡 뒤로 영국 록밴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갑자기 빛을 발하기도 한다. 필하모닉스는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면서 청중에게 감동과 함께 재미를 선사한다. 이들의 연주는 장르를 막론하고 ‘클래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과 문화기획사 더블유씨엔(World Culture Networks)이 함께 마련한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필하모닉스는 오케스트라 클래식의 전통성을 살리면서 재즈 등 다양한 장르에, 재미를 더한 위트 있는 퍼포먼스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현악4중주에 클라리넷과 더블베이스 그리고 피아노가 더해진 독특한 구성을 갖춘 필하모닉스가 이번에 한국 공연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편곡으로 ‘클래식은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색안경을 완전히 벗게 하는 동시에 클래식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필하모닉스의 음악적 역량은 그들의 1집과 2집 앨범만 봐도 명확해진다. 필하모닉스의 1·2집이 모두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취입됐기 때문이다. ‘도이치 그라모폰’은 1898년에 설립된 현존하는 음반사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 레이블이다.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기준도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런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1집과 함께 2집을 냈다는 것은 이미 이들의 음악적 신뢰도는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필하모닉스가 높은 음악적 수준을 갖추고 있는 것은 구성원의 핵심이 베를린 필과 빈 필 단원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우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노아 벤딕스-발글레이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제1악장이다. 비올라 연주자인 틸로 페히너는 베를린 음악대학 및 뉴욕 줄리어드 음악대학 수학한 뒤 2004년부터 빈 필하모닉 단원 활동 중이다.
첼로를 연주하는 스테판 콘츠는 빈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2010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 활동 중이다. 더블베이스의 외된 라츠는 빈 필의 수석단원이다. 또 한명의 빈 필 수석단원인 다니엘 오텐자머는 클라리넷으로 소리를 보탠다. 다니엘 오텐자머는 필하모닉스 전체를 이끌어가는 리더이기도 하다.
여기에 1997년~2008년 비엔나 폭스오퍼 오케스트라 악장을 역임한 바이올린 연주자 세바스티안 귀틀러와 빈 챔버 오케스트라, 독일 라이프치히 할레 국립가극장 오케스트라 협연 경력을 가진 피아니스트가 크리스토프 트락슬러까지 멋진 연주실력을 보여줌으로써 필하모닉스의 하모니는 완성된다. 클라리넷 연주자인 다니엘 오텐자머가 필하모닉스가 클래식을 넘은 클래스 있는 음악을 공연할 수 있도록 전체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렇게 탑 클래스의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구성된 필하모닉스가 강조하는 공연의 방향은 ‘품격’과 함께 ‘재미’를 갖추는 것이다. 이들의 공연에 대해 오스트리아 신문 <쿠리에>는 “최고의 필하모닉 품질과 음악의 무한한 즐거을 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클래식을 넘어선 클래스를 갖춘’ 다양한 레퍼토리, 공연중에 보여주는 세련된 유머 감각 등이 관객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게 한다는 것이다.
필하모닉스는 2007년 ‘더 필하모닉스’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베를린 필하모닉의 제1악장인 노아 벤딕스-발글레이가 수석 바이올린으로 합류하면서 이름을 현재의 ‘필하모닉스’로 바뀌었다. 좀 더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시간: 2023년 12월20일(수) 저녁 7시30분 관람료: R석 150,000원 S석 120,000원 A석 90,000원 B석 60,000원 C석 30,000원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