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출산과 육아 함께 하는 ‘동지’ 만나는 곳

성북구 장위·석관 보건지소

등록 : 2023-11-09 16:32
장위·석관 보건지소 전경

성북구 장위동과 석관동은 다양한 모습이 집약된 동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의릉’과 서울 대표 공원 중 하나인 ‘북서울꿈의숲’과 접하며, 노후 주택가 한쪽으로 장위뉴타운 사업이 한창이다. 인구 구성을 살펴보면 6살 이하 영유아 수가 성북구 20개동 중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의료기관과 가용자원, 공공기관이 부족해 주민의 갈망이 컸다. 구는 2020년 5월 성북구 한천로 568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장위·석관 보건지소를 완공했다.

어렵사리 연 보건지소는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개소식도 못한 채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구성원은 심기일전해 지역주민의 필요를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1층 만성질환 관리실, 2층 영유아·모성 관리실, 3층 성북구 치매안심센터 분소, 4층 다목적 교육실, 지하 1층 심리지원센터 각각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해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나섰다.

보건지소 내 열린놀이터

주민의 호응은 매우 높다. 특히 영유아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다. 2층 영유아·모성관리실 앞은 유모차 주차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이곳에서는 엽산제·철분제 지원, 영유아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등 기본사업 외에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오감 뚝딱 음악놀이’ ‘쑥쑥 키즈 플레이런’ 등 신체활동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면 음악과 함께 즐겁고 신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보건지소 영유아 프로그램의 장점을 꼽는다면 뭐니뭐니해도 안전예방교육이다. 엄마들에게는 다소 선호도가 낮지만 안전사고 예방 교육만큼은 행정의 의무라 판단해 ‘유아 안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 안전교실은 교통안전, 심폐소생술, 미디어 안전교육으로 구성해 3회에 걸쳐 진행한다.

교통안전은 아이들 특성에 맞춰 유아 킥보드를 안전하게 타는 방법과 주의 사항, 안전모와 보호대의 올바른 착용법 등을 다루며 유아들이 직접 심폐소생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모형을 통한 실습도 한다. 요즘은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어디서나 휴대폰이나 아이패드로 각종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미디어 안전 교육을 통해 과한 미디어 노출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부작용에 대해 놀이식으로 설명하고, 목 뒤로 물병을 걸어보거나 손가락에 부목을 대어 관절의 불편함을 체험한다.

자체 놀이프로그램 모습


영유아·모성관리실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는 열린 놀이터로 변신한다. 키즈카페를 가지 않더라도 집 가까운 곳에서 아이와 양육자가 교감하며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 아이도 아이지만 엄마·아빠가 더 좋아한다. 세상 누구보다 귀하고 예쁜 아이들을 품에 안거나 손을 잡고 방문하는 엄마·아빠 모습을 보며 장위·석관 보건지소 구성원은 장난감, 놀이기구에 대한 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게 된다.

장위·석관 보건지소에는 조리원 동기 같은 ‘보건지소 동기’가 많다. 임산부 대사증후군 검사 문의를 위해 처음 장위·석관 보건지소를 방문한 엄마들이 임산부 요가 프로그램과 임산부 출산 교실에 함께 참여한다. 출산 뒤에는 베이비 마사지 프로그램, 열린 놀이터를 이용하면서 육아에 대한 지혜를 보태고 고민을 나누며 활발한 육아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의견은 장위·석관 보건지소 운영 방향에 중요한 참고가 되고 있다.

한지홍 성북구 장위·석관 보건지소 주무관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