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부부의 ‘문화적 꿈’

우리동네 예술인ㅣ관악구 ④
‘작당모의’ 남 사장과 ‘주책필름’ 여 사장

등록 : 2023-12-07 17:46

저희는 복합문화공간 ‘작당모의’, 독립서점 ‘주책필름’을 운영하는 부부입니다.

남 사장, 그리고 여 사장 부부입니다. 신림선 당곡역 근처로 신혼집을 구하며 관악구와 연을 맺었습니다.

집과 가까운 거리에 공연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남 사장의 복합문화의 가치관을 담아낸 공간을 마련했는데요, 복합문화공간 ‘작당모의’입니다. 작당모의는 사실 남 사장이 연극을 제작할 때 썼던 이름입니다. 남 사장이 생각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요소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입니다. 비슷한 시기, 집 근처에 있던 독립책방을 운영하던 책방지기 분이 서점을 그만두신다고 하여 저희 부부가 인수하게 됐고 지금의 독립책방 ‘주책필름’이 됐습니다.

두 곳의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결은 같습니다. 남 사장과 여 사장이 좋아하는 것을 채운 공간입니다. 두 개의 공간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사실 “남 사장이 프리랜서이고 결혼도 했으니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남 사장이 생각하는 일은 다 돈과는 거리가 있는 것뿐입니다. 아직 우리가 젊으니까 돈이 좀 안 되더라도 두 곳을 열심히 운영해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한, 하지만 꾸준히 가고 있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남 사장 역시 지금 ‘원하는 영화 연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네요.

저희는 남 사장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세상에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다른 샛길을 걷고 있더라도, 마음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뻗어 있어서 그 꿈이 계속 가슴속에 얹힌 사람들 말이에요. 그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계획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먹고살기 바빠서 그 생각을 제대로 실천하지는 못해서 안타깝네요.

모든 예술가의 목표는 ‘이 일로 돈을 버는 것’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것, 그 이전에는 내 일을 꾸준히 이끌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문화공간과 예술인 네트워크는 당장 오늘 생계를 지원하진 않지만, 미래를 지속적으로 꿈꾸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우리의 예술로 놀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누고, 영감을 실현할 수 있는 힘입니다. 예전 대학로가 그랬고 홍대가 그랬듯이요. 저희 또한 관악구의 ‘예술공간’을 위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남 사장’ 신성일, ‘여 사장’ 최소영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