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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완구거리, 동대문의 감춰진 매력

볼거리 가득한 동대문의 ‘낮 풍경’

등록 : 2017-02-02 13:09 수정 : 2017-02-02 13:20
동대문 대학천 책방거리

한 건축가는 동대문시장과 디디피에서 시작한 여행이라면 창신동에서 마무리하라고 썼다. 가파른 골목을 10여 분 오르면 눈앞에 드러나는 동대문 정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동대문시장과 창신동은 연이 깊다. 창신동 재봉틀로 만든 옷이 신평화패션타운과 평화시장 등 동대문시장 도매상가로 유통된다. 이는 청계천 일대 평화시장에 있던 봉제공장들이 1970년대 후반부터 창신동에 자리 잡아 형성된 시스템이다.

창신동 골목에서는 약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봉제공장에서 나는 미싱 소리, 그리고 마을로 온 젊은 예술가들이 분주하게 내는 소리들로 약동한다.

10:00 ‘득템’의 매력, 종합시장

동대문종합시장 액세서리 매장은 단일 시장으로서 동양 최대 규모다. 패션학도들과 수공예 작가들은 이곳의 문턱을 닳도록 드나들어 평생 단골이 된다. 대표 품목인 원단부터 목걸이와 반지는 물론 가발과 기타 잡화까지 재료와 완제품들이 많다.

취향별 제품을 실컷 구경하고, 매와 같은 눈으로 살펴보면 저렴하게 ‘득템’도 할 수 있는 재미가 동대문종합시장의 매력이다. 시간 내어 꼼꼼히 발품 팔아볼 필요가 있다. 단골손님이라는 김수명(40)씨가 귀띔해준 시세에 따르면, 시중에서 하나에 2000원 하는 머리끈이 여기서는 같은 값에 4개라 하니, 퇴근길 안식처로 좋지 아니한가. (서울 종로구 종로 26 / 02-2262-0114 / 8:30~19:00, 일 휴무)

동대문종합시장 액세서리 매장


12:00 책방·창신동 완구거리

동대문 대학천 책방거리는 전국의 출판사와 소규모 서점들을 연결하는 중간 거래처였다. 새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유서 깊은 골목이지만, 어쩐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80년대 호황기에는 80개가 넘던 가게들이 이제는 10여 개로 줄었으나, 보유한 중고 책 수량이 많아 책 고르는 재미가 있다. (서울 종로구 258 / 02-2265-0972 )

창신동 문구·완구거리는 규모는 작지만 시중가보다 최저 30%에서 최대 50%까지 저렴한 값으로 상품을 살 수 있어 추운 겨울에도 아이들 손잡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부터 부모 세대의 오래된 장난감도 있어 구경하는 맛이 난다. 최근에는 드론이나 피겨(캐릭터 등의 모형 장난감)를 파는 전문상가도 생겼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390-29 / 1·4호선 동대문역에서 10분)

창신동 봉제거리
14:00 창신동 골목 여행

동대문역 3번 출구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골목을 오르면 ‘창신동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을에서 복원한 ‘비우당’은 실학자 이수광이 ‘지봉유설’을 집필한 집으로 유명하다.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으로 쓰인 ‘절개지’, 독특한 마을 경관을 보이는 ‘돌산마을’, 지장암, 안양암을 차례로 보며 내려온다. 여기에 드라마 <시크릿가든> 촬영지였던 길라임의 집(창신6나길, 공영주차장 옆)과 드라마 <미생> 촬영지(창신초등학교 옆 500-35)를 거쳐 내려와도 반나절 산책 코스로 충분하다.

‘창신동 봉제거리 박물관’(창신4가길 24-1)은 마을 주민들과 청년들이 함께 하청공장이 밀집한 창신동 647번지 일대를 묶은 거리 박물관이다. 봉제공장마다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조형물을 엮었다. 이른 아침 골목마다 미싱 소리와 증기가 부지런히 새어나온다.

여행 정보를 한 손에

최신 관광 정보를 정기적으로 채워넣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들러볼 만하다. 동대문시장 지도 한 부와 더불어 서울시에서 2017년 새로 만든 <서울 BEST 100>까지 한 권 챙겨두자. 친절한 관광안내사들은 동대문의 골목을 구석구석 꿰고 있고, 종합안내소에서는 무료로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다.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 녹차 한 잔도 마실 수 있으니, 도시 여행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갖출 건 다 갖췄다. (동대문종합안내소: 을지로6가 18-21)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