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래는 행복할까?

등록 : 2016-03-31 16:28

서울의 미래는 행복할까? <시민참여형 미래서울 만들기>에 따르면 서울시민 44.8%는 미래 서울의 삶이 ‘지금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31.1%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10명 중 3명이 채 안 된다는 이야기다.

미래의 주역인 14~19살의 서울 거주 청소년들은 미래의 삶에 대한 전망이 더 밝다. 청소년 42.0%가 미래 서울의 삶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답해 ‘불행할 것’(23.8%)이라는 전망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청소년의 개인적인 삶과 서울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려 사회에 대해 신뢰가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은 서울의 미래가 ‘현재와 비슷’(36.8%)하거나 ‘비관적’(37.0%)일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의 미래가 현재와 비슷(61.0%)하거나 비관적(15.5%)일 것이라는 성인들보다 훨씬 더 비관적인 셈이다. 미래 서울을 낙관적이라고 전망한 청소년은 26.2%에 그쳤다. 미래에 개인의 삶이 더 행복해질 것(42.0%)이라는 답에 견주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이렇듯 개인적 삶에 대한 기대와 ‘서울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청소년들이 서울의 현재를 구조적으로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청소년들에게 와닿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소년들은 2045년 서울의 미래 이미지를 묻는 9개의 질문에 부정적 이미지인 격차(73.6%), 불공정(72.6%), 불안(68.0%), 배제(64.2%) 순서로 높게 선택했다. 반면에 긍정적 이미지로 평가되는 항목은 다양성(68.4%)이 유일하다. 서울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결과는 어른이 된 뒤 거주지와 직업에 대한 설문 결과와 일치한다.

자신이 어른이 된 뒤에도 ‘서울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응답 청소년의 절반을 겨우 넘긴다. 46.2%의 청소년이 자신이 어른이 된 다음에는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살거나(25.6%) 이외의 지역(10.8%)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높은 주거비로 서울을 이탈하는 30대가 늘어나는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청소년들도 갖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 불안감은 직업 선택에서도 보람(21.2%)과 존경(15.0%)보다 경제적 안정(71.0%)을 기준으로 삼는 걸로 나타난다. 서울의 미래에 대한 청소년들의 기준은 지역과 연령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남학생, 도심권 거주, 중학생이 서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높고, 직업을 두고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일’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았다. 같은 서울에서도 지역간 불균형이 존재하는 현재의 모순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이면 서울은 노인 인구가 청년층 인구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2명의 경제활동인구가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청소년 세대를 위해 현재 세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의 미래 세대가 희망조차 갖지 못하게 하는 불평등과 격차 등 구조적 모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한 노력이 현재 세대의 의무다.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