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실날실

“나와 이웃 살리는 면 생리대 어때요?”

도봉구 마을기업 목화송이협동조합

등록 : 2017-02-09 13:08 수정 : 2017-02-09 13:10
목화송이협동조합이 1월12일 창동역 ‘너른마루’ 카페에서 시민들에게 친환경 면 생리대 만들기 강좌를 하고 있다. 목화송이협동조합 제공
지난해 ‘깔창 생리대’가 이슈가 되었다. 여중생이 생리대를 구하지 못해, 신발 깔창이나 일반 휴지를 생리대 대신 써온 사연이 알려져서다. 시중 생리대의 높은 가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여성들의 건강 문제가 다시 떠올랐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찍이 일회용 생리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강조하며 면 생리대 보급운동을 펼친 단체가 있어 눈에 띈다. 도봉구 마을기업 1호 ‘목화송이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이다.

한경아 목화송이협동조합 이사장은 면 생리대는 건강, 친환경, 경제성 면에서 1석3조라 강조한다. “일회용 생리대는 편리하지만 화학물질 범벅이라 건강에 좋지 않아요. 더구나 기저귀처럼 썩는 데는 300~500년이 걸리고 태울 때 다이옥신이 발생해 환경에도 좋지 않죠. 면 생리대는 한번 사면 5년 이상 쓸 수 있고, 피부염이나 생리통도 줄여줍니다.”

지난해에는 형편이 어려운 소녀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쉐어앤케어' 캠페인을 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생리대가 아닌, 꾸준히 쓸 수 있는 면 생리대를 선물하는 캠페인이라 관심이 높았다. 한국아동청소년 그룹홈 협의회를 통해 500만원어치 면 생리대를 충남에 있는 그룹홈 소녀들에게 후원하기도 했다. 목화송이협동조합은 면 생리대뿐 아니라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 에코백, 앞치마 등 20여 가지의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목화송이협동조합은 여성의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 바느질 제품을 10년째 생산하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도 만들어 현재 14명의 지역 여성들이 이곳에서 일하며 제2의 삶을 찾았다. 대다수 직원들은 50~60대의 중장년층이다. 하지만 하루에 에코백 100개는 거뜬히 만들어낼 정도로 베테랑들이다. ‘가격은 시장 수준인데 바느질과 실밥 정리는 명품 수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아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한살림, 행복한백화점, 시민청 등에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지난해는 매출 5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도시에 살면서 일회용품이 주는 매력은 달콤하다. 하지만 편리함만 강조하기엔 일회용품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목화송이협동조합과 같은 기업들이 서울에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라현윤 이로운넷 에디터 80sanpretty@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