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효도밥상 변문희 어르신, 복지재단에 전 재산 기부”

등록 : 2024-01-15 08:00 수정 : 2024-01-16 09:35
지난 12일 마포구 청사 9층에서는 특별한 기탁식이 열렸다. 성산1동 주민 변문희(79) 어르신의 주민참여 효도밥상 후원 기탁식이다. 이날 변문희 어르신이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은 거주하고 있는 주택과 금융자산을 포함한 어르신의 전 재산이다. 어르신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사후에 모든 재산을 마포구 ‘주민참여 효도밥상’ 사업과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유증하겠다는 공증을 지난해 마쳤다. 어르신은 이날 박강수 구청장이 쓴 손글씨와 마포복지재단의 후원증서를 전달받았다.

어르신은 “어릴 때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어서 쓰러지기 일쑤였고, 여자라서 공부도 제대로 못 배웠다” 며 “나처럼 형편 때문에 못 배우고 힘들게 사는 이웃들, 학생들 돕고 싶다는 생각을 평생 했었는데 집에 방문하는 복지사 선생님 도움으로 진짜 기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챙겨주는 자식도 친지도 없이 한평생 외롭게 살았다”며 “말년에 효도밥상 때문에 모르고 지냈던 이웃과 친구가 돼서 같이 효도밥상 식당에 간다”고 밝혔다.

끝으로 어르신은 “나중에 기부한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공부도 도와주고 어려운 이웃들 따뜻한 밥 한 끼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후 재산 기부를 약정한 성산1동 변문희 어르신에게 지난 12일 마포복지재단이 기탁증서를 전달했다. 마포구청 제공

마포복지재단 관계자는 “주민참여 효도밥상에 각계각층의 후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변문희 어르신처럼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결정은 처음”이라며 “효도밥상을 이용 중인 어르신의 기부여서 의미가 더 남다르다” 라고 밝혔다.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기부 액수를 떠나 전 재산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정말로 존경받아야 할 훌륭한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마포구 주민참여 효도밥상은 만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주 6일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주민의 후원으로 사업비 일부를 충당하는 주민 참여 사업이다. 지난해 4월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 16개 동 전체에서 17개의 급식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총 500명의 독거어르신이 주 6일 따뜻한 점심을 이용하고 있다.


구는 올해 급식기관 32개소를 추가 모집해 연말까지 대상자를 15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 온라인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