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고사성어

노력을 이길 자는 없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을 우, 어른 공, 옮길 이, 뫼 산

등록 : 2016-03-31 16:43 수정 : 2016-05-20 11:49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

중국 산둥성과 산시(산서)성을 가르는 태항산은 예로부터 험준하기로 이름 높았다. 넘어가자니 높이가 만 길이요, 돌아서 가자니 700리 길이다. 그때 태항산 북쪽에 ‘어리석은 사람’이란 뜻의 우공(愚公)이란 이름을 가진 아흔살 노인이 살고 있었다. 우공은 마침내 집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태항산과 왕옥산 두 산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우공과 아들, 손자 3대와 이웃집 청상과부의 일곱살 난 아들까지 가세하여 산을 허물기 시작했다. 파내고 깨뜨린 흙과 돌은 발해 바다로 져 날랐다. 그렇게 한번 다녀오니 한 해가 지나버렸다.

우공의 친구 중에 ‘지혜로운 늙은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지수가 찾아와 우공에게 충고했다. “어리석은 친구 같으니. 죽을 때까지 해도 산 귀퉁이 하나 없애지 못할 걸세.”

우공이 오히려 탄식하며 대답했다. “자네 생각이야말로 돌덩이처럼 딱딱하군. 내가 죽으면 내 아들이 있고, 손자가 있고 이웃집 7살 소년도 있네. 내가 이루지 못해도 자손은 계속 이어지지만, 산은 한 치도 높아질 리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가 시작한 이상 언젠가는 산을 다 옮길 수 있지 않겠나?”

두 노인의 문답을 엿듣게 된 태항산과 왕옥산 산신령은 문득 진짜로 산이 없어질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들어 옥황상제에게 이를 고했다. 우공의 말에 감동한 옥황상제는 신들에게 명하여 우공의 바람대로 두 산을 다른 곳으로 옮겨주었다.

<열자>에 나오는 ‘우공이산’의 고사는 많이 알려져 있다.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려는 굳세 의지와 노력이 거듭되면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사자성어도 같은 취지의 속담이다.

우공이산과 더불어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한탄하며 노력마저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비슷한 말로 ‘노마십가’(駑馬十駕)라는 고사도 있다. <손자> ‘권학’편을 보면, “준마가 하루에 천 리를 가도 간 것이고, 둔한 말이 열흘에 천 리를 가도 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비록 능력이 부족하고 가진 것이 없어도 성실함과 목표를 버리지 않는다면, 조금은 더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릴 수는 있어도 결국은 도달하고 만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준마라도 아예 출발하지 않거나 게을러서 도중에 그만두었다고 생각해 보면, 완주한 것은 노마뿐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봄이다. 새로운 결심, 새로운 목표, 새로운 생활을 설계하는 시점이다. 서울시민 독자를 위한 지역밀착형 생활정보신문 <서울&>이 첫선을 보였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우공의 결심처럼, 노마의 끈기처럼 뚝심있게 나아가면 반드시 이루는 바가 있으리라.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