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쓰레기 없는 선거운동, “표심에 큰 영향”
친환경 선거 촉구 서명 활동 이끈 김두형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청년위원
등록 : 2024-03-21 15:18
김두형 녹색서울시민위원회(녹색위) 청년위원이 지난 13일 서울시청 서소문 1청사 녹색위 사무실에서 친환경 선거 촉구 서명 홍보물을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친환경 선거 만들기 티에프를 꾸려온 그는 최근 청년 환경단체 5곳과 친환경 선거 촉구 서명 활동을 펼쳤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1차 서명엔 10일 동안 서울시민 1500여 명이 참여했다. 2차 서명은 3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서명 활동을 이끈 김두형(29) 녹색서울시민위원회(녹색위) 청년위원을 지난 13일 서울시청 서소문 1청사 녹색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위원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열정 있는 청년 환경단체들이 함께해준 덕분”이라며 “그간 (녹색위의) 친환경 선거 만들기 노력이 꾸준히 있었지만 정당이나 후보에게 제안하는 단계에 머물렀는데, 유권자들의 뜻을 모으는 서명운동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 녹색위 자원순환분과에서 청년위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지난해 6월 친환경 선거 만들기 티에프팀을 맡았다. 9명의 위원과 관련 활동을 되돌아보고 홍보물 제작 업체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시민 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고, 11월엔 토론회를 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티에프팀은 정당들에 친환경 선거 가이드라인을 전자우편으로 보냈고, 선거 쓰레기를 없애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뜻을 모으는 활동을 기획했다. 친환경 선거 촉구 서명 활동은 청년 환경단체가 중심이 되어 진행했다. 참여 단체는 친환경 선거를 위해 그동안 자체 활동을 해온 곳들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서명 활동을 온라인으로 알리고, 연서명 받은 것을 후보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하는 것과 함께 재활용 의류로 선거 운동복 만들기(웨어마이폴), 선거 쓰레기 영상 제작(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등의 활동도 이어간다. 그는 “미래에 관해 결정하는 선거에 청년세대가 관심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추진했다”고 했다. 사실 현실적으로 친환경 선거운동 실천율이 높아지기는 쉽지 않다. 선거는 상대 후보들과의 경쟁이다보니 홍보 물량을 줄이기 어렵다. 재활용이나 재생 재질 등을 활용할 생각이더라도 적정한 비용에 마땅한 업체를 찾는 것부터 품이 많이 든다. 김 위원은 “유권자들이 목소리를 내면 환경에 관심 있는 후보들이 늘어나고 향후 의정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경을 강조하는 후보들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는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지난달 총선을 맞아 시민단체들이 진행한 프로젝트 ‘기후정치바람’이 발표한 설문조사(1만7천 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 3명 중 2명 정도(62.3%)는 총선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하는 후보에게 더 관심을 둘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 위원은 “티에프에서 한 설문조사에서도 열에 일곱이 환경문제에 더 관심 갖는 후보를 지지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후보들에게 친환경 선거운동이 표심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친환경 선거를 위한 활동은 총선이 끝난 뒤에도 이어진다. 5월쯤 청년 환경단체와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총선 때 발생한 폐기물을 분석해 제도 개선을 제안하고, 당선자들의 기후환경 관련 공약을 살펴 정책 제언을 내놓는다. 녹색위는 서울시의회에 친환경 선거운동 관련 조례 제정을 제안하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김 위원은 “정당 등 선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선거 즈음해 만나기가 많이 어려웠다”며 “평소 네트워크를 만들어 친환경 선거운동이 이뤄질 수 있게 기반을 조성했으면 한다”고 했다. 녹색위는 1995년 발족한 환경 분야 민관협력기구로 서울시와 시민, 기업 간 소통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주요 기능은 서울시의 기후 환경 정책 자문과 심의, 생태경관보전지역·야생생물보호구역 심의, 환경정책 시민참여와 실천율 향상 등이다. 세 영역의 3인 공동위원장과 시민단체, 전문가, 기업, 시의원, 공무원 등 1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녹색위 위원 가운데 청년위원은 12명이다. 최근 3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는데 김 위원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위원은 현재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전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대표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자기계발 등 개인역량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해오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 아이템도 바꿨다. 그는 “청년위원들이 서울시의 기후환경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며 “개인적인 바람은 기후위기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기후 테크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