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우의 서울&
학연·혈연·혼연도 ‘주역’으로 똘똘 뭉친 남자
주역 원리로 한자 자원 풀이한 책 ‘세상을 담은 천자문 자해’ 낸 이응문씨
등록 : 2017-03-09 14:18 수정 : 2017-03-10 09:32
이응문 동방문화진흥회 회장이 6일 낮 서울 대학로 흥사단 건물 내 동방문화진흥회 사무실에서 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일반인보다는 한문을 비롯해 동양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어느 정도 역에 대한 이해를 갖춘 분들을 대상으로 썼다. 미진한 점에 대해서는 진지한 토론과 비판을 부탁드린다.” 차세대 대표 주역학자의 한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씨가 주역에 입문하는 과정도 예사롭지 않다. 재수까지 하며 법대(경희대)에 들어갔는데 마음은 자꾸 다른 곳으로 흘렀다. 어느 날 친구의 소개로 흥사단 대학아카데미에 들어가 시국에 눈을 뜨고, 다시 구로동 야학 활동으로 이어졌다. 4년간의 야학 교사 시절은 그가 가르친 공부보다 몇 배나 많은 세상 공부를 하게 해주었다. 그래도 연원을 알 수 없는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결국 졸업을 앞둔 5월에 학교에 자퇴원을 내고 “참된 이치를 찾아서” 길을 나섰다. 이씨에게 주역은 가학(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학문)이다. 근대 주역의 대가로 홍역학 창시자로 유명한 야산(也山) 이달(李達·1889~1958)이 그의 조부이다. 그가 한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와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는 야산 문하에서 함께 주역을 공부하다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그가 20대 때 주역을 배우기 위해 찾은 사람은, 야산의 제자로서 생존하는 대표적인 주역학자의 한 사람인 대산(大山) 김석진(89) 옹이다. 야산의 거의 유일한 여제자였던 어머니는 홀몸이 되자 서울 홍제동 인왕산 아래에 ‘함장사’(含章寺)란 작은 암자를 짓고 불경과 주역을 가르치는 것으로 생계를 삼았다. 그때 어머니에게 주역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약사가 이씨의 부인 오금지씨이다. 오씨는 몇 해 전부터 약국을 접고 남편과 함께 대구와 서울에서 주역을 가르치고 있다. 학연, 혈연, 혼연이 모두 주역으로 맺어져 있다. 이씨는 대산의 주역 강의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홍역학회가 성립되던 1980년대 중반, 흥사단에서 마련한 강좌를 통해 강백(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2008년부터 회장으로 있는 흥사단 본부 4층 동방문화진흥회 강의실은 적잖은 학자와 명사, 재야의 역학자들이 거쳐 가면서 주역 연구의 주요 문파를 이루고 있다. <세상을 품은 천자문 자해>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는 4월4일 오후 6시30분 서울 대학로 흥사단 3층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며, 책을 교재로 한 강의는 4월 첫째 주부터 시작된다. 문의: 동방문화진흥회(02-2237-9137) <서울&> 콘텐츠 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