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년 전이다. 다문화 가정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완득이’가 흥행하고, 이자스민씨가 이주민 1호 국회의원이 되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졌다. 당시에는 <한국방송공사>(KBS)의 ‘미녀들의 수다’에서 미녀들을 통해, 요즘에는 <제이티비씨>(JTBC)의 ‘비정상회담’에서 미남들을 통해 세계의 다문화를 보여준다. 우리들은 미디어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유학생이나 이주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외국인들을 생활 속에서 만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 시민은 외국인들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을까?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전국에 114만3000명의 등록된 외국인이 살고 있으며, 서울에는 약 4분의 1쯤 되는 27만5000명이 살고 있다. 1992년도에는 전국에 외국인이 6만6000명에 불과했고, 당시 서울시에는 그 과반수인 3만5000명이 살았다. 지난 25년 사이에 전국에 외국인의 수가 약 20배 늘었고, 서울시는 약 8배 늘었다.
서울의 외국인들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서울시에 등록된 외국인 통계를 구청별로 분류해보면, 영등포구에 3만6000여 명, 구로구에 3만2000여 명, 금천구, 관악구에 각각 1만9000명 정도가 산다. 그리고 동대문구에 1만5000여 명이 산다. 한편, 서울시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만6000명가량이고 이들은 자신이 다니는 대학 주변에서 주로 산다. 그래서 대학이 많은 동대문구에 약 4000명, 성북구에 3500명, 서대문구에 2800명이 산다. 등록 외국인의 체류 자격별 조건은 방문취업이 9만6명, 영주가 4만6000명, 유학이 2만6000명, 결혼이민이 2만2000명가량이다. 이처럼 외국인은 다양한 열망으로 서울에 와서 우리와 함께 이웃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서울 시민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은 그렇게 개방적이지 못하다. 외국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56.3%가 찬성하며,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51%가 찬성한다. 그러나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40.2%만 동의했다. 많은 서울 시민들은 ‘결혼이민자에 대한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응답하지만, 아직도 자녀들의 결혼에는 꺼림이 남아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일단 외국인과 유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구의 구청에서부터 외국인지원센터라도 만들어 편의를 봐주는 시정을 하면 어떨까? 이러한 특별한 행정이 서울을 더욱 개방적으로 만들 것이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전 서울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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