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선 ‘전세계 같은 취미’ 쉽게 발견
‘축구 사랑’ 중학생 아들, 소셜 계정 통해
뉴욕 친구 사귀고, 이탈리아 기자 팔로
국경 제약 없이 ‘좋아함’을 매개로 연결
‘푸바오 영상 1100만’ 기록한 윤돌아빠
평범한 직장인 그림이 ‘힘 주는 존재’ 돼
미식가 김용준, 떡볶이 ‘금미옥’ 론칭 때
2만 ‘X’ 팔로어와 함께 새 제품 만들어
중학생 아들은 축구에 빠졌다. 각종 소셜미디어를 넘나들면서 축구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모으고 재미있는 계정이 있으면 팔로 한다. 얼마 전에는 FC서울 계정을 팔로 하다가 최근에 팀에 합류한 제시 린가드(31) 선수를 소개하는 피드에 한 린가드 팬이 유니폼을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댓글을 단 것을 봤다. 아들은 바로 다이렉트메시지(DM)을 보냈다. 그는 미국 뉴욕에 사는 영국인 청년이다. 둘은 서로 DM을 보내고 영상통화를 하면서 축구팬답게 본인들이 가진 유니폼을 자랑하면서 친구가 됐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동네’다. 취미와 취미가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 국경은 제약이 되지 않는다. 아들이 팔로 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역시 이탈리아 축구 전문기자, 한국의 축구 선수들, 축구 경기를 분석하는 계정, 선수들의 플레이 명장면만 모아서 릴스로 올리는 계정 등 다양하다. 축구라는 취미 하나로 이렇게 많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다.
올해 FC서울 선수가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제시 린가드 선수의 모습을 올린 FC서울 인스타그램 계정 모습. 정다정 메타코리아 인스타그램 홍보총괄의 중학생 아들은 이 피드에 댓글을 단 뉴욕 거주 영국인과 친구가 되는 등 ‘국경 없는 FC서울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취미와 취향이 모여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 윤돌아빠(@ydol_dad)는 새해에 회사 사람들의 다이어리에 그림을 그려주다가 푸바오를 그리는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그림이 귀엽고 스토리가 재미있는 이 영상은 널리 퍼져 1100만 뷰를 기록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의 댓글을 통해 푸바오의 영어 이름이 P가 아니라 F로 시작하고, 푸바오는 꼬리가 하얗다는 내용을 다시 릴스로 만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40살 직장인으로 미술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는 평범한 그의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힘을 얻고 또 그를 응원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동네 붕어빵 장인 할머니의 작은 붕어빵 포장마차에 그림을 그리고 로고를 만들어 입간판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했다. 사람들은 열광하며 응원 댓글과 기부금까지 보냈다. 얼마 전에는 모든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아티스트가 되는 걸 돕자는 마음으로 ‘보통의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마흔 살이 될 때까지 가족여행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의 영상을 보면 울컥하기도 한다. 솔직한 보통 사람의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만 가진 취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순간 널리 전파되고 소통의 씨앗이 된다.
크리에이터 윤돌아빠(@ydol_dad)는 새해 회사 사람들의 다이어리에 그려준 ‘푸바오 그림 그리기’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1100만 뷰를 경험했다.
떡볶이 브랜드 ‘금미옥’ 김용준 대표(@let_joon)도 그런 경우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2만 명의 팔로어가 있는 미식 인플루언서다. 학원강사로 일하던 그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가 좋아하는 커피와 음식, 사진을 떠올렸다. 홀드미커피라는 커피숍을 내고 웨딩촬영기사로 6년간 일한 경험을 살려 사진을 직접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요리를 좋아하는 그는 매장에서 직원들을 위해 간식을 매일 만들다가 직원들이 떡볶이를 특히 좋아하는 것을 보고, 떡볶이를 밀키트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금미옥을 론칭하는 과정을 X에 공유했고 이는 입소문과 팬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미식가 김용준이 소개하는 맛집은 물론이고,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더 좋은 맛을 찾는 그의 노력에 사람들은 금미옥을 자신의 브랜드처럼 여기고 애정한다. 온라인에서도 금미옥은 매출 수위를 차지하는 인기 제품이 됐다. 김용준 대표는 혼자 브랜드를 만든 것이 아니라 2만 X 팔로어와 제품을 같이 만든 셈이다.
20대인 홀리(@holly_made_)는 뜨개질 크리에이터다. 홀리는 뜨개질 콘텐츠가 많지만 1시간 넘어가는 긴 영상이 다수여서 초보자가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친구들이 쉽게 뜨개질할 수 있도록 뜨개질하는 과정을 카드뉴스로 제작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보낸 응원 댓글과 후기를 보면서 더 힘이 났다.
홀리는 간단하고 귀여운 도안을 개발하고 사람들과 공유한다. 사람들의 응원을 받아 유튜브도 개설해서 쉽게 하는 뜨개질을 전파하고 있다. 붕어빵 등 각종 귀여운 소품을 만드는 뜨개질 키트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귀여운 도안은 판매도 하고, 무료 공유도 자주 한다. 다이소와 협업하고 플리마켓에도 참가하는 등 좋아하는 것을 깊게 하지만 소셜미디어로 넓게 소통하면서 많은 기회가 생겼다.
20대 뜨개 크리에이터 홀리(@holly_made_)는 친구들이 쉽게 뜨개질할 수 있도록 뜨개질하는 과정을 카드뉴스로 제작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이런 사례는 소셜미디어에서는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여행크리에이터 서숨(@seosum)은 남자친구(@no_hooni)와 세계를 여행 다니며 아름다운 영상을 공유한다. 서숨은 원래 간호사였는데 취미인 여행이 본업이 된 인플루언서다. 아름다운 연인들의 여행 영상을 보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하고 여행지를 자신들의 버킷리스트에 저장해둔다. 나도 지난번에 서숨이 스위스 여행 일정표를 무료로 공유하는 이벤트에 참여해서 일정표를 받았다. 수백 명에게 자신의 여행 일정을 공유하는 것을 보면서 서숨이 진심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느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협찬받고 멋진 여행에 공짜로 초대받아서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크리에이터를 만나보면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이 일을 즐기면서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혼자만 품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로 피드로 꾸준히 올리면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나눈다. 나 혼자만 몰래 아는 것은 내 만족으로 끝나지만, 내 지식과 내 취미와 내 즐거움은 나눌수록 더 큰 눈덩이가 돼서 더 크게 굴러간다. 나누는 것은 내가 멋지게 찍은 영상뿐 아니라 내 마음, 내가 알게 된 지식, 노하우 등 다양하다.
이렇게 좋아하는 취미가 쌓이고 모여서 하나의 업이 되면서 크리에이터가 된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꼭 유명해지거나 성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길목에 이제는 늘 소셜미디어가 놓여 있다.
공진택 작가(@sodaflavor_illust)는 홍보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취미로 하던 일러스트를 제대로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 그가 취미로 올린 작품들이 쌓여가면서 하나씩 작품 의뢰도 받고 일러스트 페어도 나가게 됐다.
공진택 작가(@sodaflavor_illust)는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홍보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취미로 하던 일러스트를 제대로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 전공자도 아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 작품이 쌓여가면서 점점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팔로어도 조금씩 늘고 하나씩 작품 의뢰도 받고 일러스트 페어도 나가게 되면서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다. 아무것도 없을 때 쉽게 시작하게 해준 것이 소셜미디어다.
당신에게 취미가 있다면 나에게 맞는 소셜미디어를 찾아보자. 정보를 빠르게 전하고 싶다면 X를, 아름다운 사진과 영상을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을, 길이가 있는 글에 자신이 있다면 페이스북을, 긴 영상으로 정보를 전하고 싶다면 유튜브를 선택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나눠 줄수록 더 커진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보면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내 취미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게 비즈니스로 연결돼 내가 좋아하는 걸 업으로 만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취미에 소통이 더해지면 사람들과 함께 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함께 성장하는 취미의 플랫폼이 바로 소셜미디어니까.
정다정 메타코리아 인스타그램 홍보총괄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