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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 중구, 입법활동 강북, 구정질문 종로가 으뜸
의원 1인당 2년간 조례발의‧구정질문 평균 3.76건, 1건 미만 구의회도 20%
등록 : 2017-03-09 16:58
조례연구회에 참가하고 있는 구본승 강북구의원은 “다른 자치구의 좋은 조례를 벤치마킹하거나 검토해서 초당적으로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연구회 활동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연구회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강북구 범죄피해자 보호 조례안’ ‘강북구 공공시설 내 장애인 최적관람석 지정설치 및 운영 조례안’ 등을 발의해 제정까지 끌어냈다. 강북구의회 조례연구회처럼 의원들의 자발적 조례연구 모임은 개별 보좌진이 없는 구의회의 현실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의원이 조례를 발의하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개별 보좌진을 둘 수 없는 구의회의 현실에서 의원이 혼자 잘해내기가 쉽지 않다. “구의회에 파견 나온 구청 직원의 적극적인 정보 제공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구 의원의 말은 연구모임이나 특별위원회 등의 제도화가 구의회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한몫을 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구정 질문 의무화 등 제도 개선 필요 이번 구의회 의정활동 현황 조사에서 조례발의와 구정질문 둘 다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구의회(9.33건)로 나타났다. 가장 저조한 영등포구의회(1.29건)보다 약 8배, 전체 평균(3.76건)에 견줘서도 두 배가 넘었다. 중구의회는 구정질문 횟수(5.44건)도 전체 평균(2.02건)보다 3배가량 많았다. 중구의회의 구정질문 건수가 많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구의원과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팽팽하게 나뉘어 구청장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균형의 힘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중구의회의 의원 정당 분포는 자유한국당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국민의당 3명, 무소속 3명으로 경쟁하는 구도이고, 최창식 구청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양은미 중구의원은 “구청장에 대한 견제 심리와 함께 구청장과 의회 그리고 의원 간에 합리적인 소통이 잘 안 되어 구정질문 횟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요인은 중구청과 중구의회에서 다뤄야 할 지역 현안과 이슈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업들의 예산 규모가 매우 커 갈등도 심했다. 중구는 인프라 관련 사업이 많은 구도심 자치구로서,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조성, 서울역 고가공원화, 남산 곤돌라 설치,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청소차 차고지 이전, 박정희 가옥 공원화 등의 사업을 시행하는 데 주민들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사업을 둘러싼 이해 요구가 첨예한 만큼 구정질문이 많아진 점도 있다는 것이다. 구정질문은 구의원들이 자치행정에 대해 행하는 대표적인 견제와 감시 활동이다. 제대로 된 구정질문을 하려면 미리 지역 현장의 주민의견이나 시민단체의 요구를 듣는, 의견조사 활동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활발해질수록 지방자치는 더 투명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 “구의원들이 사전 의견조사와 구정질문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선 회의규칙을 개정해, 회기마다 구정질문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이동영 골목정책연구소 소장은 말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조례발의와 구정질문 등 1차 지표를 사용해 서울의 25개구 기초의회 의정활동 현황에 대한 개괄적인 비교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와 한계가 동시에 있다”며 “조사 지표와 통계분석, 정책 제안 질적 분석 등을 보완한 정기적인 조사로 구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관심과 감시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