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다한 정기적 온라인 콘텐츠가 ‘찐팬’ 만든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멘토에게 듣는 ‘세 가지 성공 비결’ ④ 온라인 마케팅 : 이희정 ㈜생각과창조 대표

등록 : 2024-04-25 16:07 수정 : 2024-04-25 17:01
이희정 ㈜생각과창조 대표가 지난 18일 마포구 도화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소상 공인들의 온라인 마케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년부터 수천 건의 소상공인 마케팅을 진행한 이 대표는 소상공인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로 마케팅을 꼽았다. 김보근 선임기자

소상공인 컨설팅 수천 건 진행하며

‘가장 큰 애로사항=마케팅’ 발견하고

직접 ‘인스타 100일 연속 게재’ 도전

“소상공인, 온라인 채널 ‘직접’ 운영해야”

“정말 눈만 뜨면 콘텐츠를 생각하고 눈 감을 때까지 콘텐츠만 생각했어요.”

이희정 ㈜생각과창조 대표에게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30일 만에 2만 명이 늘어난 비결’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경영지도사인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인스타그램(@life.is___journey)에 중소기업·소상공인 정부지원제도 관련 정보를 100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올렸다. 직접 찍은 동영상에 그의 목소리를 입힌 이 대표의 콘텐츠는 “자영업자 또는 50명 미만 대표도 고용보험 가입하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사업화 정부지원사업의 핵심” 등 상당수가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라고 했다. 콘텐츠 구성과 내용이 좋아서인지, ‘인스타그램 포스팅 100일 챌린지’를 시작한 지 60여 일이 되자 팔로어가 하루 800~1천 명씩 늘어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후 짧은 기간 안에 팔로어가 2만 명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이렇게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개설하고 콘텐츠 개발에 나선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 성장 방법과 유용한 정부지원제도’를 소상공인에게 전달하고 싶어서였다. 실전 경험을 중시하고 직접 경험한 것을 전달하고픈 마음에 ‘직접 도전’에 나섰다.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 주제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 대표는 기업에서 마케팅 실무를 담당하다 2017년부터 경영지도사로 활동했다. “경영지도사로서 창의적인 생각과 인사이트를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들께 나누고 싶어서 컨설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다양한 영역의 컨설팅을 해오고 있지만, 그 가운데 소상공인 컨설팅에 가장 애정을 쏟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는 전문 부서들이 있지만, 소상공인의 경우 혼자 다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피드백을 받을 데도 없고…. 그런데 제가 만나보니 조금만 도움을 주고 방향성을 잡아주면 소상공인들이 잘 따라오고 또 변화도 보이는 거예요.”

이 대표가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본 소상공인들은 카페, 학원, 애견센터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양한 소상공인 대상 컨설팅을 수천 건 진행하면서 ‘소상공인들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을 발견하게 됐다. 바로 마케팅이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들에게 직접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컨설팅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100일 동안 매일 콘텐츠 올리기를 실천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팔로어가 2만 명 이상 늘어나는 경험을 했다. 이희정 대표 인스타그램 갈무리

“대기업이나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의 경우는 소비자가 홈페이지나 운영 채널로 쉽게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은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보니 홈페이지 같은 운영 채널로 유입되기가 어려워요.”

이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홍보기법을 고민하면서 소상공인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초창기에는 전단, 현수막, 쿠폰 발행 등의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점차 SNS를 활용한 홍보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고 한다.

“정보통신(IT) 기술이 발전하면서 거기에 발맞춰 SNS의 중요성이 높아졌어요. 이에 따라 제가 실제로 운영해본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해 인스타그램을 직접 시작한 거예요. 제 컨설팅 철학에 따른 것이죠.”

이 대표는 “컨설팅을 진행하다보면 소상공인 중 소셜미디어 계정이 하나도 없는 분은 거의 없다”며 “그러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이 많지는 않다”고 상황을 전한다. 대부분이 “SNS 활동을 꼭 필요한 마케팅 홍보전략으로 보기보다는 그냥 생각날 때 한 번씩 올리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를 게을리하다보면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다른 소상공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계속 뜨고 있는데 내 제품을 알릴 길은 점점 없어지게 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점점 소상공인의 브랜드를 알리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 같아요.”

이 대표는 앞으로 소상공인 내의 이런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소상공인 컨설팅 경력과 사회관계망서비스 운영 경험 등을 종합해 소상공인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곧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온라인 마케팅에서 성공하기 위한 ‘세 가지 성공비결’로 △한 개 이상의 SNS 채널을 직접 운영하라 △주 타깃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 콘텐츠를 구성하라 △콘텐츠 소비자로 머물지 말고 콘텐츠 생산자가 돼라를 제시했다. 다음은 이 대표의 조언이다.

이희정 대표(사진 오른쪽)가 지난해 ‘이용자 중심의 차양시설’을 제공하는 경남 창원 소재 주승다휴공작소의 김민소 대표와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희정 대표 제공

1 소상공인 대표가 직접 한 개 이상의 SNS 채널을 운영하라

빠르게 변하고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한 개 이상의 SNS 채널을 직접 운영해야 한다. 마케팅 대행사를 통해서 SNS 채널 운영을 맡기기보다는 직접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SNS 채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SNS 채널의 특징과 트렌드를 학습하고 꾸준히 업로드할 수 있어야 한다. 바쁘고 어렵다는 이유로 채널 운영을 미룰수록 내 사업체의 온라인 마케팅 역량은 점점 도태되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시작하려 하지 말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채널을 운영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학습하고 조금씩 보완, 수정하다 보면 어느새 전문가 수준에 이를 것이다. 1~2주 정도만 바짝 운영하거나 1~2주일에 한 번씩 업로드하면 ‘성과가 미미하다’고 실망할 수 있다. 모든 SNS는 100일 이상, 1년 이상 등 목표를 정하고 매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를 권한다. 최소 3일에 한 번 정도 꾸준히 새 콘텐츠를 올리며 관리해야 한다.

2 주 타깃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 콘텐츠를 구성하라

먼저 타깃 고객을 분석해야 주 타깃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 보고 싶어 하는 내용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다. 내가 팔려는 ‘제품이나 서비스 이야기’만 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소상공인 대표가 메뉴판 또는 포트폴리오처럼 ‘팔고자 하는 제품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해서는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없다. 이 경우 고객은 해당 콘텐츠에 오래 머무르지 않으며 반응하지 않고 빨리 이탈한다. 내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것, 그게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해 SNS 채널을 운영해야 한다.

시장을 연구하고 시장 내의 주요 타깃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파는 것이 사업이라면, SNS 채널 원리도 똑같다. 내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것을 어떻게 SNS 채널에서 표현할지 연구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SNS플랫폼에서 고객에게 흥미나 감동을 주거나 유용한 정보를 주면서 내 콘텐츠나 제품에 반응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잠재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3 ‘콘텐츠 소비자’로 머물지 말고 ‘콘텐츠 생산자’가 돼라

내 제품이나 서비스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생산자가 돼야 한다. 사람들은 퇴근 뒤 또는 휴식시간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의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2023년 12월, 전국 만 20~64살 2천 명 대상)에 의하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3.05시간씩 콘텐츠를 보는 데 소비한다고 한다. 우연히 보게 된 콘텐츠에 빠져들다보면 약간의 흥미는 경험하겠지만, 내 소중한 시간을 빼앗길 뿐이다. 정작 내 사업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SNS 플랫폼에서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생산자’가 돼야 한다. 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SNS 채널을 꾸준히 운영하면 내 제품이나 서비스, 가치에 반응하는 진성고객(찐팬)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00살 시대’에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나만의 양질 콘텐츠를 생산하고 생산된 콘텐츠를 함께 나누어보길 바란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