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몸 튼튼, 마음 튼튼’이라는 말이 있듯 몸과 마음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삶의 질이 높아진다. 도시도 사람과 다르지 않다. 교통과 환경 시설 등 도시 인프라가 잘 구비되어야 하고, 그 속의 사람들이 삶의 질이 높은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이 행복한 좋은 도시가 된다.
서울은 국제 경쟁력이 높은 도시다. 일본의 모리기념재단에서 만든 2016년 도시 국제경쟁력지수에 의하면 서울은 런던과 뉴욕 그리고 도쿄, 파리와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6위이다. 그런데 삶의 질을 평가하는 머서컨설팅회사의 지수에 따르면 76위에 불과하다. 2017년 종합 순위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빈이 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혔다. 그다음으로는 취리히, 오클랜드, 뮌헨, 밴쿠버가 이어진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가 머서지수가 제일 높고, 그다음에는 일본의 도쿄, 고베, 요코하마, 오사카가 높다. 북미 지역에서는 밴쿠버와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등 캐나다의 도시가 지수가 높고, 미국은 샌프란시스코만 포함된다. 서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빈, 스위스의 취리히가 지수가 높고, 독일의 뮌헨,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로 이어진다. 싱가포르와 일본, 그리고 캐나다와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의 도시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머서지수는 회사가 사원들을 외국 도시에 파견할 때 생활하기 힘든 정도를 평가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머서컨설팅회사는 전 세계 230여 개 도시의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을 비롯해 교육·의료·주택·교통 등의 항목을 종합해서 비교 분석한다. 올해는 머서에서 도시의 인프라 순위도 함께 발표했는데,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인프라 순위에서도 40위를 차지했다. 특히 교통 체증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모리지수로 보면 싱가포르와 서울이 각각 5위와 6위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머서지수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서울이 대도시로서 인프라 부문에서 부족함이 있으며, 외국회사가 생각하는 개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도시로서는 부족함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이 메가시티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성찰해서 살펴볼 것이며, 그 속에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서울은 앞으로 외국회사에서 사원을 서울로 보낼 때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도시 인프라만이 아니라, 삶의 질을 반영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지표까지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외국회사의 시선을 이제 곧 서울 시민들도 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해볼 때, 이러한 미래의 상황을 서울시가 잘 준비하기 바란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전 서울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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