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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봉제 산업의 ‘부흥’ 이끌 거점공간

동대문구 용두동 ‘동대문구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

등록 : 2024-06-13 14:45

동대문구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 외부

패션봉제 산업은 1970~1980년대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재는 열악한 작업환경, 낮은 급여,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패션봉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설 ‘동대문구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가 지난 1월 용두동에 문을 열었다.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는 옛 용두청소년 독서실 건물 3~7층을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스마트 제조 장비, 일감 연계,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약 40%를 차지하는 패션봉제 업체의 소공인들을 돕고자 건립됐다. 독서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자주 드나들던 곳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는지 알아보러 센터를 찾았다.

지역 의류업체들의 옷을 전시하는 공간과 사무실이 있는 3층을 가볍게 둘러봤다. 4층에 들어서자 공간을 가득 차지한 자동연단기 및 연단 테이블과 함께 원단 수십 장이 한 번에 같은 모양으로 잘리고 쌓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쪽에는 패턴을 제작하고 출력할 수 있는 캐드(CAD·컴퓨터지원설계)실과 회의할 수 있는 미팅룸이 자리하고 있다. 4층은 공용재단실로, 동대문구에 사업장을 둔 의류제조업체·디자이너 등 자동재단과 패턴 캐드 서비스를 희망하는 봉제 소공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공용장비실인 5층과 6층에는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거나 일반 소공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스마트 봉제기계가 구비돼 있다.

패션봉제협회와의 간담회 때 건의된 소공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봉제 분야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 보더라도 다양한 기계들이 설치돼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공용장비실에서는 ‘드르륵드르륵’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최대 40년의 경력을 가진 근무자를 포함한 3명의 숙련된 직원이 단추 달기, 주머니·고무밴드 작업 등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용장비실 이용을 원하는 업체는 사전에 전화로 예약하고 원단 등만 맡기면 된다. 옷에 주머니를 만드는 ‘웰팅기’ 작업을 의뢰하러 센터를 찾은 한 봉제업체 대표는 “원단을 맡기면 특수장비를 이용해 직원들이 작업까지 해주는 센터가 가까운 곳에 있어 생산이 한결 수월해졌다”며 만족해했다.

마지막 7층은 캐드 교육 등을 진행하는 교육실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됐다. 향후 교육실에서는 의류봉제 역량 강화 교육, 경영기술 컨설팅 지원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동대문구에는 1600여 개 중소 봉제업체가 있다. 구는 중소 봉제업체를 지원하고 패션봉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패션 봉제 인턴십 지원사업과 의류봉제 등 도시 제조업 작업환경개선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동대문구 봉제업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패션봉제 페스티벌’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봉제인에게 자긍심을 부여하고 패션산업 발전에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봉제기술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길 바라며, 고용노동부에 ‘(가칭)봉제기능사 자격증 신설’을 건의하기도 했다. 동대문구는 올해 조성한 동대문구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가 패션봉제 산업의 부흥을 이끌 거점 공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한다.

배현진 동대문구 홍보담당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