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의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 ‘동일이네 행복한 밥상’이 4월23일 서울한방진흥센터 3층 약선음식체험관에서 열렸다. 동대문구 제공
얼마 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상 1인가구가 1천만을 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5월 기준 동대문구 통계를 살펴보니 총 17만4045가구 중 1인가구는 8만7447가구(50.2%)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통계는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가구가 분리된 1인가구를 포함하기 때문에 혼자 거주하는 수를 세는 통계청의 1인가구보다는 다소 많이 나온다. 하지만 1인가구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한 맞춤형 지원과 대책 마련이 중요한 시점임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동대문구는 1인가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불규칙한 식사와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1인가구를 발굴하여 반찬을 나눠주고, 고립감·우울감 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를 심리상담 전문가와 멘토·멘티로 이어 마음까지 보듬고 있다.
무차별 범죄에 보다 취약한 1인가구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안심귀가 스카우트, 안심택배함, 여성안심물품 지원 등의 사업이 1인가구를 포함한 구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있다. 고립청년을 발굴해 사회화를 돕고 대인관계 기술 향상을 위한 고립청년 정신건강 사업으로 소외된 청년들의 마음을 보듬어 잠재적인 무차별 범죄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어르신 건강관리와 고독사 예방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효과적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4시간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춘 인공지능(AI) 스피커 ‘AI건강돌봄로봇’과 사회적 고립 위험가구의 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안부 확인을 하는 ‘AI안부든든 서비스’ 도입 등이다.
또한 35명의 우리동네돌봄단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물으며 사회적 고립가구의 안전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에치와이 강북지점과 협약을 맺어 건강음료 배달로 1인가구 안부를 확인하는 ‘건강음료 지원사업’도 추진했다.
특히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전·월세 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의 부동산 계약을 돕기 위해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거 안심매니저가 누수, 결로 및 보일러 연식까지 살펴주는 집보기 동행서비스도 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점 늘어나는 1인가구에 대한 지원책은 보다 다양하고 세밀해져야 한다. 1인가구는 성별, 연령별, 자발성 여부 등 다양한 특성이 있으며, 현대인 모두가 잠재적 1인가구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구는 그동안 추진해오던 사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다듬어 1인가구가 사회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정책기반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1인가구 지원팀 신설 뒤 추진해오던 사업들을 4대 안심 분야(건강·범죄·고립·주거)로 구분해 동대문구 1인가구 지원 기본계획을 세운다. 단기적으로는 불안 요소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1인가구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기본계획에는 지난해 1인가구 60여 명과 간담회 때 건의됐던 공유주방 등의 사항도 면밀히 검토해 반영할 생각이다. 또한 1인가구 지원 인프라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1인가구 지원협의체를 활용한 소통체계와 1인가구 지원 홈페이지 구축, 지역 5개 권역에 거점별 1인가구지원센터 분소(사랑방) 조성 등의 사업을 펼친다.
이런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주변 이웃의 관심일 것이다. 얼마 전 우리 구에서는 위기 가구 신고자 포상금제 1호 대상자가 나왔다. 혼자 사는 ㄱ씨(50)의 건강상태가 평소와 다름을 발견하고 동 주민센터와 통장에게 알렸던 이웃 ㄴ씨(70)의 선행으로 1인가구인 ㄱ씨가 뇌출혈 응급수술을 받고 위급했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웃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사례였다.
앞으로도 구민들이 위기 가구 발굴과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주길 부탁드린다. 민관이 함께 노력하는 우리 동대문구가 청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이루어진 1인가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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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