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가 펼치는 반려견 행동 교정 교육 프로그램 ‘반려동물 강동서당’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강의를 듣고 있다. 강동구 제공
“우리 봉구는 겁이 많고 소심해요. 산책하며 친구도 사귀면 좋겠는데 그러질 못해요.” 봉구는 윤세정(28)씨가 기르는 반려견이다. 올해 6살이 됐는데 몸만 컸지 다른 강아지만 봐도 숨는 게 늘 걱정이었다는 윤씨가 지난 1일 ‘강동서당’을 찾았다.
강동서당은 ‘서툰 당신의 개를 위한 반려견 행동교정 교육’의 줄임말로 반려견 문제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이웃 간 갈등을 줄이려고 강동구가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주 1회, 5주간 진행되며 한 반에 10명씩 총 세 반이 한 기수로 교육을 받는다. 강동구는 4월부터 6월까지, 9월부터 11월까지 총 4개 기수 강동서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집은 선착순으로 받았는데, 이미 2기 프로그램까지 정원이 다 찼다. 대기 인원만 100명이 넘는다. 수업은 강동구 애견카페 ‘플란다스의 개’에서 진행한다.
1일은 강동서당 수업 첫날이자 입학식이 열렸다. 몰티즈, 시베리아허스키, 푸들 등 다양한 개 10마리가 견주와 함께 서당을 찾았다. “17년 동안 키우던 강아지를 보내고, 2살 된 포메라니안 ‘여니’를 입양했어요. 이전에 키워본 경험이 있어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또 다르더라고요.” 김선순(61)씨는 작은 소음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반려견 여니의 문제를 교정하고 싶어 강동서당을 찾았다. 반려견의 예민한 기질을 고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 이웃들이 여니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고 했다.
“개가 짖는 건 본능입니다. 따라서 콧잔등을 때리거나 목줄을 당기는 등 물리적 자극을 줘서 제재를 가하는 훈육을 해서는 안 됩니다.” 강의를 맡은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 정윤식 교육부장이 잘못된 훈련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5주 동안 진행되는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매주 전문가에게 1 대 1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 부장은 1 대 1로 10명의 견주들과 상담을 나누고 반려견마다 갖고 있는 문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매주 과제로 내준다. “산책하면서 무언가를 잘할 때마다 간식을 주세요.” 정 부장은 어떤 반려견이든 주인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하면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구가 강동서당을 진행하는 데 들어가는 1년 예산은 90만원이 전부다. 지역 단체와 연계해 전문가 수업과 장소를 마련하고 사료기업 네슬레퓨리나와 제휴를 맺은 덕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동서당은 문제 행동 교정이 필요한 반려견과 살고 있는 견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별도의 교육비는 없고 간식비와 교재비 2만원을 내면 된다. 접수는 유기견없는도시 누리집(www.clearcity.kr)이나 전화(031-481-8599)로 하면 된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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