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숲길과 연못, 책’이 있는 도심 속 피서지

금천구 독산3동 인공습지 ‘감로천생태공원’

등록 : 2024-07-18 14:32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덥다고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고 산책이나 나가볼까 하면 뙤약볕과 찌는 듯한 열기에 집을 나설 엄두가 나질 않는다. 금천구 독산3동 한적한 주택가 인근에는 걸어서 1분 거리에 나무와 풀이 우거져 있고 습지에서 물고기와 곤충을 볼 수 있는 여름철 힐링공간 감로천생태공원이 있다.

보행 약자도 편하게 걸으며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숲 입구부터 무장애길이 만들어져 있다. 숲길은 구민문화체육센터 뒤쪽에서 시작해 2㎞ 정도 이어지며, 순환형 동선으로 조성돼 무더운 여름에도 나무 그늘 아래서 단조롭지 않은 구간을 충분히 산책할 수 있다.

숲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동요 ‘옹달샘’ 속 토끼가 튀어나올 것 같은 감로천생태공원에 도착한다. 이곳은 관악산 기슭 독산동 373번지 일대에 있는 2429㎡ 규모의 인공습지 공원이다. 도시화로 사라진 자연습지를 복원하면서 기존 지형은 최대한 보존했다. 공원 내에는 아기자기한 생태연못이 3개 있고 연못에는 거북이, 자라, 개구리, 두꺼비 등 수중 생물이 살고 있다. 연못 주변에는 물철쭉, 진달래, 단풍나무 등이 철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박새, 왜가리, 청둥오리 등 산새 친구들도 연못가로 놀러 오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원에 도착하면 연못 위를 가로지르는 93m 길이의 웅장한 ‘별빛 다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별빛 다리는 공원 주변 무장애 숲길 양쪽을 잇고 산과 연못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리에 올라서면 독산동 일대 탁 트인 경관과 공원 일대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름에 걸맞게 다리에는 은은한 12개의 별자리 조명이 설치돼 야간에 볼거리를 더한다.

다리에서 내려와 공원 주변을 둘러보면 예쁜 카페 같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책달샘숲속작은도서관이다. 책달샘은 도서관 바로 앞에 연못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책이 샘솟는 옹달샘’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도서관은 생태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된다. 45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고 생태나 숲 관련 도서가 비치돼 있다.

도서관에는 4계절 변화하는 자연의 정취를 느끼면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전면에 통유리가 설치돼 있다. 연못 주변으로 피어난 꽃들과 풀벌레 소리, 산개구리 울음소리,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독서하다보면 책장에서도 숲의 향기가 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원은 어린이의 생태 감수성을 일깨울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공원 곳곳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나방, 매미, 메뚜기 등 10여 종의 곤충을 발견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곤충호텔’이 있다. 곤충들이 농약을 피해 편안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숲해설가가 학교에서 배우는 곤충의 한살이 과정, 수서동물과 곤충의 물속 생태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자연은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올여름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 자연과 책,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감로천생태공원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김유중 금천구 소통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사진 금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