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늙는 사회’

사회정책과 노년의 건강

등록 : 2024-08-22 17:07

‘술 권하는 사회’가 개인의 간 건강을 더욱 해치고, 금연운동은 개인의 폐 건강을 높인다.”

한 개인의 건강이 그 사회의 문화나 제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와 정영일 한국방송통신대 보건환경학과 교수가 함께 지은 ‘젊게 늙는 사회’(지식의날개 펴냄)는 이렇게 한 개인의 건강은 그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도 살펴야 함을 강조한다.

두 저자는 이를 위해 각종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사는지, 어떤 병을 앓다가 죽는지, 우리나라의 암 치료 기술은 세계적으로 얼마나 높은 수준에 도달했는지, 우리는 의료비로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지” 등을 살핀다. 그런 전체 그림을 알 때 각 개인도 미래의 병에 대처하며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회를 알아야 건강하다는 저자들의 통찰은 ‘건강노화’라는 개념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건강노화’는 “나이 듦에 따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개념이다. 건강노화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내재적 능력’에다가 ‘외부 환경’을 긍정적으로 조합해야 한다. 이때 외부 환경은 개인을 둘러싼 여건으로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인간의 행동양식에 영향을 주는 관심·제도·규범 등)을 포함한다.

저자들은 ‘건강노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다시 신체적 측면, 정신과 인지 측면,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이 중 사회적 측면으로는 사회적 지지, 경제적 안정, 지역사회 참여, 자립이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신체적 측면으로 신체활동, 식이요법이 영향을 주고, 정신과 인지 측면으로 자기인식, 전망·태도, 평생학습, 신앙이 영향을 준다고 한다. 신체적 측면과 정신과 인지 측면은 자기 스스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사회적 측면은 개인보다는 사회정책에 더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점점 더 노인들의 복지·의료정책은 물론이고, 한 가구 대책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이 책은 건강은 생물학적 현상이자 사회적 현상임을 강조하면서 건강통계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건강 문제의 전체적인 경향과 지표를 제공하여 그 속에서 내 건강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보근 선임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