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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회화, 드로잉 시퀀스 등 총 26점…작가 고등어 3년 만의 개인전

등록 : 2024-10-03 16:59 수정 : 2024-10-03 17:44

전시 ‘Room Tone’(~10일 )

작가 고등어가 3년 만에 여는 개인전 제목 ‘룸 톤’(Room Tone)은 영화 속 특정 신의 촬영에서 공간의 소음을 녹음해둔 음향 클립을 말한다. 영상 시퀀스를 구성할 때 소음을 지우거나 대화 사이의 침묵을 표현하기 위해 쓰이는 편집 요소다. 작가는 주로 직관적으로 떠오른 장면을 밀도있게 묘사하고 순차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의 드로잉과 회화 작품을 선보여왔는데, 이러한 내러티브는 영상과 사운드 작업으로 표현되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이야기를 둘러싼 연속적인 ‘룸 톤’으로 표현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글, 회화, 드로잉 시퀀스 등 총 26점으로 구성됐다. 작가가 새로 쓴 글과 짝을 이루는 작품들은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 & Culture)와 미술관 사이트에서 수집한 성서 이미지를 확대해 자르고 작가의 형식으로 다시 그렸다. 새로 선보인 클레어라는 가상 인물을 중심으로 한 글을 읽으며 전작들에서 선보인 회화 속 여러 인물의 이야기 흐름을 빗대어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전시 부제는 ‘room, stain and sounds for the sequence’로 작가가 전시 서문에서 밝히는 생각의 흐름을 담고 있다. 고등어는 자신의 불안에 물질감을 부여하기 위해 환상이라는 형식 안에서 이미지를 만들어나간다며, 드로잉을 여러 장 그려 편집 프로그램의 타임라인에 올려 하나의 시퀀스를 구성하는 영상 작업 방식이 작가의 사고 흐름과 비슷한 구조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제시한 방(room) 개념은 신체 이미지들을 담은 하나의 시퀀스이며, 얼룩(stain)과 같은 경험의 잔여물들이 쌓이고 해소되는 추상적인 공간을 구체화하는 시도다.

고등어는 국립현대미술관 ‘젊은모색’에 2008년 선정되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해 자신의 신체가 지각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문학 작품이나 뉴스에서 마주하는 감상 등을 탐구해 서사를 담은 드로잉, 회화 작업으로 표현해왔다. 사회구조 속에서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동, 신체성, 관계 등을 다양한 형상과 화면 구성으로 묘사하는 점이 관람객의 공감을 얻는다. 지난해 14기 금천예술공장 입주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공간과 기획전, 단체전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소: 종로구 부암동 에이라운지
시간:화~토 오전 11시~오후 6시(일·월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395-8135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과장

사진 에이라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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