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등록 : 2024-10-18 12:40 수정 : 2024-10-18 15:05
고령화에 따른 돌봄 역시 국가적 과제다. 핵가족과 1인가구 증가로 ‘노인 돌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올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고령화가 심화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치매 환자는 더욱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치매는 치료가 어렵고 가족 구성원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것은 현재 모든 국가의 필연적 과제이자 도전이기도 하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 시절 1천 가구 이상 공동주택 건립 시 재가노인복지시설을 포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서울시 주택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지난 5월 수색13구역에 개소한 은평실버케어센터가 전국 최초 시범 사례다. 애초 901㎡ (연면적) 크기였지만 서울시를 설득해 치매환자까지 돌보는 시설(2198.54㎡)로 키웠다.수영장‧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아파트 단지가 각광받듯이 초고령 사회에서는 치매시설이 들어선 아파트 수요가 커질 것이다. 아쉬운 것은 현행법상 지역 주민에 대한 입소 우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입소 우선권이 인정돼야 더 많은 치매 전용시설이 만들어질 수 있고, 가까운 곳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다는 이점도 살릴 수 있다. 구에서도 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꾸준히 건의할 예정이다. 방송사와 협업해 치매 관리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도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어르신에게 익숙한 ‘수사반장’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퀴즈도 풀고 기억력도 테스트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은평구 치매안심센터와 노인복지관 7곳에서 진행했다. 구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작업치료사를 파견했는데 반응이 좋아 복지관에 이어 경로당에도 순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반백 살인 50살이 우리 사회의 허리가 된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는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 사회, 문화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미 유치원이 노(老)치원이 되는것처럼. 은평구의 어르신 정책 목표는 복지 차원을 넘어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계속함으로써 모든 세대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은평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르신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은 결국 어르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지난 9월21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MBC 라디오 ‘여성시대’ 공개방송에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은평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