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궁중무용’ 창경궁서 개최

11월2일까지 ‘2024년 종로구립 궁중무용단 정기공연’

등록 : 2024-10-18 13:24
칼을 들고 추는 궁중무용인 ‘검기무’. 신라인들이 관창의 충성심과 넋을 기리는 가면 춤이다. 종로구 제공

세종, 우리 궁중음악 재창조
종묘제례악과 여민락이 대표 사례
“‘해설이 있는 궁중무용 대표작’ 등
궁중무용 춘앵전 체험하는 기회”

한자를 쓰고 읽을 수 있는 것이 권력이던 시대, 평등의 언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업적은 ‘백성 사랑’에서 비롯됐다. 세종은 백성을 나라의 근본으로 삼았고 나라 정책은 모두 백성을 향했다. 형벌이나 세금을 부과할 때도 형평성을 중시했고 세금 체계를 개선해 백성이 부담 없이 농사지을 수 있게 했다.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는 백성이 농사를 쉽게 지을 수 있게 도왔다. 또 ‘향약집성방’을 편찬해 백성이 쉽게 약을 얻고 치료받게 했다.

세종대왕은 우리 음악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중국 궁중음악을 가져다 쓰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과 민족적 정서를 결합해 음악을 재창조했다. 그 사례가 종묘제례악과 여민락이다. 종묘제례악은 종묘에서 지낸 제사를 위해 만든 음악으로 중국의 아악을 토대로 했지만 가사는 한글로 작성된 한국적인 내용이다.

세종대왕이 직접 만든 곡으로 알려진 ‘여민락’(與民樂)은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뜻이다. 중국 아악보다 더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선율을 사용해 백성과의 소통과 화합을 추구하는 세종의 철학을 담았다. 특히 이 곡은 이후 궁중 연회나 왕실의 잔치에서 연주되면서 한국적인 궁중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궁중무용은 노래와 춤, 기악이 어우러진 종합음악예술이다. 궁중무용은 춤에 대해 자세히 기록돼 있는 ‘고려사 악지’ ‘악학궤범’ ‘정재무도홀기’ 등 여러 무보에 의해 복원됐으며 지금도 56종이 전승돼 공연되고 있다.


마침 종로문화재단(대표 김승모)에서 운영하는 궁중무용단이 다음달 2일까지 ‘2024년 종로구립 궁중무용단 정기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해설이 있는 궁중무용대표작 공연’과 ‘가족과 함께하는 춘앵전 오픈클래스’를 동시 진행해 궁중무용 전문무용수와 시민의 협연으로 전통 문화예술대중화를 모색한다.

공연은 10월19일과 26일 창경궁 경춘전에서, 11월2일은 창경궁 환경전에서 오후 3시에 열린다. ‘해설이 있는 궁중무용 대표작’ 공연에서는 일무, 학무, 춘앵전, 검기무, 처용무 등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공연 뒤에는 오픈클래스를 통해 시민 누구나 궁중무용 춘앵전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11월2일 춘앵전 공연에는 오픈클래스 참여자가 직접 출연할 수 있다. 공연 전 오후 2시부터 리허설을 겸한 오픈클래스에 참가하고 환경전에서 열리는 공연에 참여한다.

이날 공연은 오후 3시부터 1부와 2부로 나뉘어 공연된다. 1부는 ‘해설이 있는 궁중무용 대표작’으로 일무, 학무, 춘앵전, 검기무, 처용무, 무고, 선유락 공연이 진행되며 2부 ‘악학궤범 학연화대처용무합설 동연화관’ 에서는 학무, 연화대무, 처용무, 동연화관 삼잡회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창경궁에 입장한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문의와 오픈클래스 신청은 종로문화재단(02-2088-4278)에 전화하거나 누리집(www.jfac.or.kr)을 통하면 된다.

한편, 2013년 설립된 종로문화재단은 종로구립예술단(종로구립합창단, 종로구립소년소녀합창단, 종로구립어르신합창단, 종로구립 궁중무용단)을 운영하며 지역민을 위한 문화예술사업을 벌이고 있다. 궁중무용단 단원은 만 9살부터 성인까지로 구성된 종로구민이다. 예술경연 대회 입상 경력을 갖고 있거나 전통무용 전수 및 이수자도 있다. 단원은 전문 강사 지도로 궁중무용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기회가 주어진다. 아울러 정기연습에 참여해 실력을 갈고닦은 뒤 각종 문화행사와 공연 무대에 오른다.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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