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이태원제2동 반장 3인방 이야기

등록 : 2024-11-02 20:42 수정 : 2024-11-02 21:10
용산구 이태원제2동에서 새로 임명된 반장들이 주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23일 이태원제2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우리 동네 숨은 일꾼, 반장과의 의미 있는 수다'(이하 간담회)에는 새로 임명된 반장 23명 중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배희정 동장은 반장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활약을 당부했다.

지난달 기준 이태원제2동에는 4793세대, 8532명이 거주한다. 이들 중 1인 가구는 55.7%인 2672세대다. 과거 반장은 각종 고지서, 민방위 소집, 취학 통지서 배부 등을 주로 담당했다. 2000년대 들어 정부가 전자정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점차 역할이 작아졌다. 특히 이태원제2동은 단독주택이 밀집한 구도심 지역으로 기존 반장들이 연임을 하다 보니 반장 연령이 높고 역할도 다소 친목 성격이 됐다. 이태원제2동 주민센터에서 이부전 4통 5반장, 윤채영 8통 5반장, 김정화 16통 3반장을 만났다.

이태원제2동 왼쪽부터 윤채영 김정화 이부전 반장. 용산구 제공

새 반장으로 선출된 이부전(39)씨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동네가 발전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한다"며 반장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또 "고령화된 동네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갖춘 내가 이웃을 돕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소외된 이웃을 돕고자 하는 의지도 밝혔다. 이 반장은 코로나 시기 놀이터를 공동육아의 거점으로 삼아 바자회를 열며 주민들과의 소통에 앞장서온 숨은 리더다.

같은 날 참석한 윤채영(57)씨는 이태원제2동에서 4대째 거주 중이다. 윤씨는 "저는 그저 내 집 앞 눈 치우는 일 외엔 잘 아는 게 없다"면서도 매해 눈길 사고가 빈번한 지역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특히 윤씨는 "경사진 집 앞 도로를 내가 치우지 않으면 사고가 날까 걱정돼 늘 눈을 쓸고 닦는다"며 지역 관리에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반장 활동을 막 시작한 김정화(57)씨는 지난 3월 도봉구에서 이곳으로 이사 왔다. "은퇴 후 이사 왔는데 동주민센터에 작은 도서관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어 지역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며 "앞으로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구 제공

이태원제2동은 반장 공석률이 27.5%에 달하는 지역으로, 이번에 새로 위촉된 반장들은 대부분 각 통장의 권유로 역할을 맡게 됐다. 이를 계기로 용산구는 폭염, 한파, 고독사 예방 등 주민 안전과 관련한 재난 대응을 위해 8월부터 '반장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도 반장 위촉률을 높이기 위해 구·동 사업에 반장을 우선 참여시키고 지역 이해도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글 이연빈 용산구 언론팀 주무관 been82@yongsan.go.kr

서울앤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