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자봉 도시’ 관악구 “원하는 날짜에 봉사 가능해요”

전국 최초 개발한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 효과 톡톡

등록 : 2017-05-11 15:33 수정 : 2017-05-11 15:35
지난 4일 서울 관악구청 안에 있는 관악구자원봉사센터에서 임현주 센터장과 센터의 김정준 주무관이 구청 누리집의 ‘관악구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을 살펴보고 있다. 관악구 제공
관악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문정애(29)씨는 요즘 ‘자원봉사활동’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 관악구에서 최근 개발한 자원봉사 신청 시스템인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 덕이다.

지난 4월19일 공개된 달력 형태의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은 관악구청 누리집(www.gwanak.go.kr)에서 ‘참여 예약→참여 신청→자원봉사 참여’를 차례로 클릭하면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신청자가 자원봉사 희망일을 클릭하면 그날의 자원봉사 수요처를 한눈에 보여준다. 가령 5월치 달력에서 마지막 토요일인 27일을 누르면 ‘관악문화관·도서관 자료정리 봉사’ 활동을 포함해 봉사활동 수요처가 모두 총 18곳이나 있음을 바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날짜별로 살펴볼 수 있게 정리한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은 우리나라에서 관악구가 최초로 만들었다.

문씨는 “직장인인 탓에 평일이 아닌 주말에 주로 봉사할 곳을 찾는다”며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 덕에 손쉽게 원하는 날짜에 봉사활동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문씨는 “덕분에 자원봉사 활동을 이전보다 좀 더 많이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은 관악구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365 자원봉사 도시 관악’ 캠페인의 하나로 제작됐다. 2015년 7월 ‘365 자원봉사 도시 관악’ 선포식 뒤 관악구의 자원봉사자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선포식 이전인 2014년에는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수가 1만862명에 머물렀으나, 2015년 1만411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6년에는 다시 2만65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4년을 기준으로 할 때 거의 100%가 늘어난 수치다.

자원봉사 의사를 밝힌 등록봉사자 수도 2016년 10만4218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2017년 1분기 기준 관악구 인구가 52만50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구민 5명 중 1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셈이다.

이렇게 자원봉사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는 관악구자원봉사센터의 창의적 프로그램 덕이 컸다. 자원봉사센터는 연 36.5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한 구민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좋은이웃가게’ 제도나 자원봉사 깃발을 릴레이로 이어가는 ‘날개를 단 자원봉사’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민들의 자원봉사를 적극 장려해왔다.

임현주(54) 관악구자원봉사센터장은 “이런 상황에서 ‘자원봉사 타임 스케줄’이 본격 가동되면 올해 활동봉사자 수가 2만5000명 수준을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위기가정 긴급지원단체인 SOS기금회 활동을 오랫동안 한 사회활동가로, 2014년 말 공개모집을 통해 센터장에 취임했다. 임 센터장은 “현재 등록봉사자 중에는 복잡한 인터넷 등록 절차를 어려워하는 50대가 가장 많다”며 “간단하게 자원봉사 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이들의 참여가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타임 스케줄 이용자는 지난 4월19일 시범서비스(오픈베타)한 때부터 5월4일까지 16일 동안 총 1971명이나 됐다.

임 센터장은 또 “벌써부터 다른 구 등에서 시스템에 관심이 쏠려 구축 예산이 얼마나 들었는지 물어온다. 하지만 타임 스케줄 시스템은 한푼의 예산도 들이지 않고 만들었다는 점이 또 다른 자랑거리”라고 내세웠다. 왜냐하면 이 시스템은 자원봉사센터가 지난해 12월 구체적인 기획안을 내고, 이것을 구청 홍보전산과에서 프로그래밍화하는 등 외주 없이 순전히 자체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구민들이 좀 더 쉽게 자원봉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는 내년에 자원봉사활동 정보를 모두 모아 마을 단위로 지도화한 ‘마을자원 지도’를 동별로 만들어 ‘타임 스케줄’에 보강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