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천구청에서 열린 도시계획 소식지 편집회의에서 강선미 주무관(맨 오른쪽)이 편집위원들에게 아파트 관리 우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금천구 제공
“<금천 도시 톡>을 보고 도움이 됐다며 전화 주신 주민들이 많았어요. 2호도 주민들이 보고 ‘이런 게 있구나.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금천구청 도시계획과 회의실에서 열린 도시계획 전문소식지 <금천 도시 톡>(이하 <도시 톡>) 2호 편집회의에서 담당자인 강선미 주무관(46)이 편집위원들에게 부탁의 말을 건넸다. 지난달 5일, 창간호가 나온 뒤 한달 만에 열린 편집회의다. <도시 톡>은 금천구가 주민들이 지역의 도시계획 관련 주요 정책과 사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발간한, 도시·주택·건축·부동산 분야 전문소식지이다. 창간호는 2000부를 찍어 동주민센터 민원실,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배포하고, 금천구 사회관계망(SNS)과 누리집에 올렸다.
이날 편집회의는 2호 콘텐츠 구성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편집장인 김형석 도시계획과장이 며칠 전 발표된 서울시의 개발계획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2030 서울시 생활권 계획’에 포함된 서남권 개발 소식에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김 과장은 주민들이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소식지에 정보를 잘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민간 소유의 토지에 대한 개발계획이 없으면 추진이 쉽지 않아요. 무작정 노란색(주거지역)이 빨간색(상업지역)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니, 주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합시다.”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도시환경국의 6개과(주택과, 도시계획과, 건축과, 공원녹지과, 환경과, 부동산정보과) 팀장들은 돌아가면서 <도시 톡> 2호에 담을 만한 정보들을 꺼내놓는다. 공원녹지과는 조만간 준공 예정인 안양천 생태공원과 관련한 공사 내용과 일정을, 환경과에서는 태양광 보급지원 신청에 대한 정보와 주택 효율화 사업 제도를 소개했으면 한다. 부동산정보과는 이달 말 결정되는 개별 공시지가에 대한 이의 신청을 이전엔 6월 한달만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년 내내 인터넷 구청 누리집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을 알리려 한다.
강 주무관은 주민들이 궁금해하거나 필요로 할 것 같은 정보들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다. 지하철 신안산선 공사가 다시 시작되는데, 주민들이 신안산선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르니 구간별로 정리해보자든가, 시흥2동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민원이 많으니 아파트 관리 우수 사례를 소개하면 어떨까 제안한다. 회의 전에 관련 자료들을 인터넷과 도서관에서 찾아 출력해 참석자들에게 나눠주며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사실 강 주무관은 <도시 톡> 만드는 업무를 맡았을 때 자신이 도시계획 전공자가 아니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전문지식이 없는 주민들 눈높이에 맞춰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데 힘을 더 쏟았다. “창간호 만들 때 내용 수정을 20번 넘게 했어요. 모호하거나 내용 전달이 잘되지 않는 것, 정보가 부족한 것 등을 발품 손품 팔아 최대한 채워넣었죠.”
<도시 톡> 창간호에는 금천구에 들어설 서서울미술관에 대해 담당 부서에서 제공한 자료에 자신이 내용을 두배 가까이 추가했고 관련 사진도 찾아넣었다.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 들어간 ‘금천구 미래 공공공간 변화’ 지도도 강 주무관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 부분이다. 처음에 4곳뿐이었는데, 과장과 주위의 도움으로 5곳을 추가로 더 넣었다.
“앞으로 지역에 생길 공공건물을 한눈에 보여줘 금천구가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뿌듯했어요. 구청장님도 직접 사진을 챙겨주고, 도움될 만한 행사 정보도 알려주는 등 힘을 보태줬어요.”
강 주무관은 주민들의 행정 참여에 <도시 톡>이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주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다가갈 때 수용 가능성도 커지며, 시민들이 잘 알수록 행정의 파트너로서 더 큰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소통, 협치가 강조되는데 <도시 톡>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사람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아 제가 맡은 부분을 열심히 해내고 다음 후임자에게 잘 넘겨주고 싶다”며 소박한 바람을 덧붙였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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