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한·중 두 나라 수묵화의 흐름을 한눈에

등록 : 2025-02-13 15:24

전시 ‘수묵별미’(~16일­)

지난 11월 말 시작한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가 이번 주말 폐막을 앞두고 있다. 중국 국가문물국이 1~3급 문물로 지정한 근대미술 명작 32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우리나라 대표 수묵채색화를 함께 조망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전인데 코로나19로 2년 늦게 개최돼 올해는 중국 순회 전시를 이어간다.

덕수궁관의 4개 전시장을 모두 활용해 한국 편과 중국 편 각각 2부씩 전통과 현대의 양국 수묵 예술 발전 과정이 마주 보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20세기 초반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국과 중국이 독자적으로 수묵 예술을 발전시켜온 과정을 자연스럽게 비교하기 좋다. 한국화 74점, 중국화 74점 총 148점의 작품이 나란히 관객을 기다린다.

한국 편 1부 ‘근대의 여명과 창신'에서는 1970년대까지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1950년대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나타난 박래현, 장운상, 안동숙의 작품과 1970년대 이응노의 ‘구성’(1973) 등을 통해 한국 수묵채색화의 근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경계를 넘어, 확장을 향해'는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변천사를 다룬다. 석철주의 ‘외곽지대’(1981), 김선두의 ‘2호선’(1985) 등을 통해 한국화가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동양화에서 한국화로, 현대미술의 일부로 변화하며 오늘날 유근택, 이진주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에 이르면 수묵은 장르가 아니라 정체성과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 된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편에서 눈여겨볼 점은 1부 ‘전통의 재발견'에 출품된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문물들이다. 우창숴의 ‘구슬 빛’(1920), 쉬베이훙의 ‘전마’(1942), 치바이스의 ‘연꽃과 원앙’(1955), 우쭤런의 ‘고비사막 길’(1978) 등 중국 수묵예술 거장들의 대작을 만날 수 있다. 2부 ‘다양성과 번영'에서는 1990년대 이후 현대 중국화의 혁신적 변화를 조망한다. 후밍저, 쑤바이쥔, 추이진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통 수묵 정신이 현대에 계승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세 차례 전시해설을 진행하며 느린 학습자를 위한 쉬운 전시 감상 자료도 제공된다.

장소:중구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관람료: 4천원(덕수궁 입장료 1천원 별도)
문의: 02-2022-0600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과장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