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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도 나오는데…

등록 : 2017-07-27 14:03
기어이 신정환이 돌아온다. 신정환의 소속사는 “신정환이 9월 시작하는 <엠넷> 신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신정환의 복귀설은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공식적으로 확정 지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정환도 자신의 팬카페에 “곧 태어날 아이에게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며 복귀 이유를 밝혔다. 도박 사건으로 2010년 활동을 중단한 이후 7년 만이다.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탁재훈, 노홍철 등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연예인들이 잇따라 복귀하고 있지만, 신정환은 그들과는 또 다른 지점에 놓여 있다. 신정환은 거짓말을 반복해왔다. 국외 원정 도박 사실이 들통나자 이 사실을 숨기려고 뎅기열에 걸렸다는 ‘자작 쇼’까지 했다. 병원에 가서 아픈 척 누워 있는 사진까지 찍어 언론에 공개했다. 복귀설이 나올 때마다 “가만히 잘 살고 있는 사람을 왜 건드리느냐”며 되레 화를 냈다. 연예계에 관심 없는 것처럼 하더니 결국 다시 티브이로 돌아왔다.

잘못은 할 수 있지만 이후 반성보다는 거짓말로 일관한 행보가 문제다. 복귀 과정에서도 여전히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청자들한테 사과와 용서를 구하기에 앞서, 소속사와 계약하고 출연할 프로그램부터 물색했다. 누리꾼의 댓글 등을 살펴보면 그의 복귀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강하다. 이런 여론을 그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정말 복귀하고 싶었다면 출연할 프로그램을 물색하기에 앞서 시청자들한테 어떤 형태로든 사과부터 하는 게 맞다. 팬카페에 보도자료로 몇 줄 끄적이며 아이를 운운해 동정심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다.

그의 ‘멋대로’ 출연은 제2, 제3의 신정환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도 위험하다. 시청자들이 이렇게 거부하는 그를 제작진이 쓰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시청률이다. <엠넷>한테는 신정환이라는 ‘논란’은 시청률, 화제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방송 채널이 늘면서 복귀에 엄격한 지상파 외에도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진 것도 물의 빚은 연예인들이 손쉽게 티브이에 복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정환 복귀의 여파는 이미 알음알음 커지고 있다. 신정환도 나오는데, 잘못을 하더라도 시청자가 반대하더라도 조금 쉬다가 그냥 나오면 되겠다는 얘기가 연예계에 나돈다. 이러다 미성년자 성추행을 일삼은 고영욱까지 나오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반복하는 이들을 왜 티브이에 불러들이나? 복귀는 자유이지만, 그들을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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