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주인 되기
내 탓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보세요
오래 투병한 남편 먼저 보내고 그리움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끼는 40대 후반 여성에게
등록 : 2017-08-17 14:06
이 표현을 패러디하면 어떤 자식도 일주일 내내, 그리고 하루 스물네 시간 끊임없이 효자와 효녀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장기 환자가 있으면 그 강박 때문에 몇몇 사람은 과도한 노동시간에 시달립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과 마음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극진한 아내와 남편도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간직해야 하지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쉬어야 합니다. 사연을 주신 분처럼 배우자를 잃었을 경우 더더욱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월이 약이라고 그냥 집에서 우두커니 지내기만 하다가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자칫 우울증도 걱정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국제기구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처럼 테러가 많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4주 또는 6주에 한번씩 ‘R&R’이라는 이름의 휴가를 명령합니다. ‘Rest & Recuperation’(레스트 앤 리큐퍼레이션)의 준말로, 휴식과 회복을 의미합니다. 휴가라고 하면 ‘논다’는 것을 먼저 떠올리지만,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져 병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장하는 자녀들에게 좌절하지 말고 위기를 극복하는 법을 강조합니다. 괜찮다고 툭툭 털고 일어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견디기 힘든 좌절과 역경에 대처하는 연습은 어른에게도 필요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가혹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사망, 이혼, 자녀의 좌절, 질병, 승진 탈락, 사업 실패, 퇴사, 실직 같은 것들의 고통은 그 하나하나가 너무도 견디기 힘든 것들입니다. 역경을 이겨내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경우를 우리는 종종 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실린 ‘중년에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법’(How to Build Resilience in Midlife)이란 제목의 기사는 참조할 만합니다. 이 신문은 저명한 조직 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 등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회복 탄력성’이라는 열쇳말을 제시합니다. 튼튼한 나무는 강풍에 휘청거리지만 결국은 제자리에 돌아오는데, 그것을 가리켜 회복 탄력성, 혹은 탄성이라 합니다. 그 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심리적 근육’ 단련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육체적 근육이 약하면 자주 다치고 허약해지듯이, 심리적으로도 근육이 단련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금방 좌절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긍정적인 연습’입니다. 고인의 죽음이 내 탓이라는 죄의식, 자탄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오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그냥 이뤄지는 법은 없습니다. 연습하고 단련해야 합니다. 고통이나 역경을 이기는 법도 그렇습니다. 내 탓이라는 강박에서 졸업해야 할 때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글 손관승 CEO·언론인 출신의 라이프 코치, 저서 <투아레그 직장인 학교> 등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