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상가임대차 분쟁조정 ‘성공률 40%’

지하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ㄱ씨는 주방 벽면 누수가 심해 장사를 할 수 없어 점포 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점포 주인은 임대차 만료일까지 ㄱ씨가 영업할 것을 요구했다. ㄱ씨는 서울시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요청했다. 여러 차례 조정을 거쳐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물론 누수로 인한 손해배상금 22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2년6개월 동안 서울시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106건 가운데 약 40%(42건)가 분쟁 조정에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권리금 갈등(58.5%)이 가장 많이 접수됐고, 임대료 조정(10.4%)과 계약갱신(8.5%)이 그 뒤를 이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ㄴ씨는 임대차 기간(5년) 만기를 앞두고 재계약을 요구했으나 임대인은 본인이 직접 점포를 사용하겠다며 ㄴ씨 요구를 거절했다. ㄴ씨는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계약 기간을 3년 연장할 수 있었다.

상가 임대차와 관련한 갈등이 생겼을 때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무료로 서울시 상가임대차 상담센터와 분쟁조정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상담센터가 전화·방문·온라인으로 법률 상담을 해주고 조정·연계해주는 일을 한다. 감정평가사, 갈등조정 전문가 등 3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분쟁조정위는 실제 현장에 나가 법률 검토, 합리적인 의견 등을 제시해 분쟁의 중재자 구실을 한다. 상담센터에는 올 상반기에만 5334건의 상담이 들어왔다. 서울시는 “분쟁 당사자끼리 대화와 타협을 유도하는 동시에 대안을 제시해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센터에서 법률 상담을 받아도 해결되지 않으면 분쟁조정위로 가게 된다. 상담센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분쟁조정위에 접수시킬 수도 있다.

임대차 상담을 하려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화(02-2133-1211)나 방문(서울시청 무교별관 3층)하면 된다. 온라인 상담은 서울시 ‘눈물그만’ 누리집(economy.seoul.go.kr/tearstop)에서 받을 수 있다. 분쟁 조정은 서울시청 무교별관 3층의 분쟁조정위를 찾아가거나, 전화(02-2133-5156) 또는 전자우편(yellow7@seoul.go.kr)으로 신청할 수 있다. 김창현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서울시는 임차인과 임대인의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원만하게 조정·합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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