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위안부 할머니와 인연, 30대 창업가의 2인3각
마리몬드와 두손컴퍼니의 동반성장 2013년 ‘H-온드림 펠로’ 인연 계기
등록 : 2017-09-07 11:49 수정 : 2017-09-07 16:38
지난 8월25일 종로구 장사동 아세아상가 3층에 있는 청년 창업초기기업 육성 공간 ‘H-창의허브 SE:클라우드’에서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왼쪽)와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가 위안부 할머니 휴먼브랜딩 프로젝트 ‘꽃할머니’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마리몬드는 열한번째 ‘꽃할머니’로 선정된 안점순 할머니에게 험준한 곳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용담꽃을 헌정했다. 꽃말은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윤홍조(왼쪽)·박찬재 대표는 2013년 선정된 ‘H-온드림 펠로’로 첫 인연을 맺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올 매출 100억원을 예상하는 마리몬드는 국내를 넘어 국외를 바라본다. 이미 중국,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외국에서 마리몬드 상품을 알음알음 사고 있다. 한류 스타들을 통해 마리몬드의 상품을 알게 된 뒤 역사적인 상처에 공감하는 이들이다. 연말까지 아시아 판매 조직을 꾸려 내년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으로 국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할머니들이 돌아가신 뒤에도 우리 브랜드를 통해 많은 사람이 그분들을 기억하고 존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할머니들의 바람을 받든 마리몬드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귀함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익명의 고민 상담자에게 공감편지를 보내는 마리레터(maryletter.com) 서비스와 학대 아동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다’고 말한 적이 없다. 늘 ‘동반자’라고 표현한다. 항상 `왜 하는지'가 분명해 같이 일하면서 많이 배 운다”는 박 대표는 “우리도 단순히 제품을 포장하고 보내는 게 아니라 이 제품이 어떤 제품이고,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하 고, 좋은 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손컴퍼니는 내년 초 홈리스(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취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를 세울 계획이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홈리스에게 일자리가 생기면 문제가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10년 동안 일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출근하면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취업 앞 단계에 교육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교육기관이 없는 게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품 발매를 준비하는 제조 창업초기기업을 위해 ‘두윙’이라는 전담 배송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두손컴퍼니의 ‘두윙’은 마땅한 물류 서비스가 없었던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리몬드도 좋은 철학을 가진 후배들에게 합리적인 라이선스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과감한 베팅으로 성장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사회혁신 생태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