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관악구 낙성대공원의 관악청소년의회 정책투표 부스에서 청소년들이 투표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8일 ‘모두의 축제’가 열린 낙성대공원에서 유독 줄이 긴 부스가 있었다. 관악청소년의회가 진행하는 정책투표였다. 청소년정책 공모전에 접수된 정책 가운데 ‘졸업여행 가고 싶어요’ ‘음수대 시설 강화’ ‘급식 식단은 우리가!’ ‘사복의 날’ 등 14건을 추려 투표하고 있었다.
이날 축제에는 동작과 금천 청소년의회 10여명도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양산 청소년의회가 관악구에 견학 왔을 때 합동토론회를 하며 친해졌다. 지난 2월에는 1박2일 워크숍을 하며 금천·동작·관악의 앞글자를 따 ‘금동관 클럽’을 만들었다. 이들 청소년의회는 눈에 띄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인준(당곡고 2학년) 관악청소년의회 의장은 “지난 2일 동작구 축제에 갔더니 동작청소년의회는 청소년정책을 직접 제안받는 ‘노량진1번가’를 진행하더라. ‘교육감을 우리 손으로 뽑게 해주세요’라는 주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민중(18·학교 밖 청소년) 동작청소년의회 의장은 “청소년을 위한 놀 거리와 먹을거리가 잘 준비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관악구 축제는 청소년 참가자 비율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 금동관 클럽을 통해 다른 자치구의 장점은 배우고, 고칠 점은 지적도 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금천청소년의회는 지난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청소년이 정당을 구성하고,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정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청소년의회를 만들었다. 올해 6월 제2대 금천구 청소년총선거를 해 20명의 청소년의원과 청소년 마을총리를 선출했다. 지난해 1당이었던 ‘할수있당’은 ‘청소년 교육감 선거권 확대’ ‘금천청소년의회 법제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똑같이위풍당당’에 밀려 2당이 됐다. 김지호(동일여고 2학년) 할수있당 대표는 “금천에는 청소년 자치단체가 여러 곳 있다. 지난해 가을 축제는 청소년의회가 주도해서 함께 진행했는데, 올해는 금천구가 아무런 상의 없이 특정 단체에 청소년축제를 맡겼다”고 지적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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