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동의 전망 좋은 서울
고구려 보루에 서자 시야가 통쾌하다
광진구 아차산 해맞이광장과 옛 보루에서 본 전망
등록 : 2017-10-12 14:14
굽이치는 한강 물줄기와
서울의 남동부 일대
북한산·북악산 일대까지 ‘활짝’
아차산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군사적 요충지이자 각축장이었다. 시야가 터져 적을 경계하고 성을 지키기에 좋았다. 아차산 능선에 남아 있는 고구려의 보루(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군사시설물)에 서면 시야가 통쾌하게 트인다. 서울 동쪽 끝, 한강 북쪽에 있는 아차산 해맞이광장과 보루에 서면 굽이치는 한강 물줄기와 서울의 남동부 일대, 북한산·북악산·인왕산·안산·남산 일대를 볼 수 있다.
아차산 해맞이광장에 오르다
아차산 등산로 가운데 광진구에서 만든 ‘아차산 고구려 역사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간다. ‘아차산 고구려 역사길’은 광나루역에서 시작해 아차산 입구(만남의 광장),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 1보루, 아차산 5보루, 아차산 4보루, 대성암, 아차산성, 상부암 석불 입상, 광나루터, 광진교, 광나루 한강공원에 이르는 약 10㎞ 코스다.
이 중 아차산 입구에서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 1보루, 아차산 5보루까지 걷는다. 이 구간 중 해맞이광장과 아차산 1보루, 아차산 5보루에서 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아차산 입구를 지나 인공폭포에 이른다. 비탈진 바위절벽 위로 물줄기가 시원하게 흐른다. 인공폭포 앞 이정표 중 ‘고구려정’ 방향으로 간다. 비탈진 바위산으로 올라간다. 약 400여m 정도 오르면 고구려정이 나온다. 고구려정에서 보는 풍경도 괜찮은데, 철탑과 전선이 있는 게 흠이다.
고구려정에서 해맞이광장 쪽으로 가다보면, 해맞이광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 오른쪽에 난 길로 50m 정도 가면 한강 조망지가 나온다. 서울 동쪽에서 흘러드는 한강 물줄기와 구리암사대교, 강동대교가 보인다. 강 건너편 강동구 암사동, 고덕동, 강일동, 경기도 하남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강 조망지에서 해맞이광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다시 돌아와서 해맞이광장으로 올라간다. 높아진 고도만큼 시야가 넓어진다. 해맞이광장에는 전망데크가 세 곳 있다.
해맞이광장에 있는 전망데크들
해맞이광장에서 처음 만나는 전망데크는 새천년 해맞이 기념비 앞에 있다. 이곳에 서면 조금 전에 지나온 고구려정 빨간 기와지붕이 푸른 숲 가운데 도드라져 보인다.
올림픽대교와 잠실철교 뒤로 롯데월드타워가 우뚝 솟았다.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대모산, 청계산, 우면산, 관악산 줄기가 거리에 따라 농담을 달리하며 차례로 이어진다. 아차산의 품에 안긴 중곡동 일대 주택가가 숲의 녹색 경계선과 맞닿아 있다. 밀집한 건물 사이로 자양로가 시원하게 뚫렸다. 그 오른쪽 옆에는 어린이대공원이 자리잡았다. 맨 아래 전망데크로 내려가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남산도 보인다.
새천년 해맞이 기념비 위에 있는 전망데크는 서울의 남동부 일대를 한눈에 넣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 동쪽에서 흘러드는 한강 물줄기와 경기도 구리시 일부도 보이기는 하는데, 나뭇가지에 가려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지 않는다.
조금 더 위에 있는 전망데크로 올라가면 시원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대교를 지난 한강이 서쪽으로 머리를 틀면서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 앞으로 흐른다. 그곳에 강동대교가 놓였다.
강동대교 남단이 강동구 강일동 가래여울마을이고 북단이 경기도 구리시다. 올림픽대로가 생기기 전에 가래여울마을 백사장은 뚝섬유원지, 광나루유원지와 함께 서울 동쪽의 3대 유원지였다. 하얀 모래밭이 강을 따라 미사리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물놀이도 하고 뱃놀이도 즐겼다. 배를 띄우고 배 위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가래여울마을 앞을 지난 한강은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지나 광나루 한강공원 앞으로 흘러간다. 아차산 숲에 가려 그다음의 물줄기는 보이지 않는데, 숲 위로 롯데월드타워가 간신히 보인다.
아차산 1보루와 5보루
해맞이광장의 마지막 전망데크를 지나면 아차산 1보루를 만난다. <삼국사기>에 아차산 아차산성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백제가 고구려를 대비하기 위해 성을 수리했다는 내용이다. 그것으로 미루어 아차산성은 백제가 쌓은 성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1997년, 1998년 두 차례 아차산성 일대를 조사한 결과, 신라시대 성의 축조 방식과 유물이 확인되어 신라의 성이라는 추측도 하고 있다.
아차산 능선을 따라 고구려 때 쌓은 보루가 여러 개 남아 있다. 이 보루들은 고구려가 475년에 한성백제를 치고 남쪽으로 진출하면서, 고구려군의 한강 방어선을 칠 때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국시대 아차산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삼국의 각축장이었다. 아차산에서 고구려 온달 장군이 전사했고, 백제 개로왕이 고구려군에 의해 처형당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아차산 능선길에 ‘전망이 좋은 숲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망이 좋은 숲길’은 고구려 때 만든 보루를 잇는 아차산 능선길이다.
아차산 1보루는 아차산 5보루에서 남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해발 250m다. 보루 정상에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시야를 가리는 게 하나도 없다. 한강이 동쪽에서 흘러든다. 한강 북쪽으로 경기도 덕소, 구리가 보인다. 남쪽은 강동구 일대다. 멀리 경기도의 예봉산, 예빈산, 검단산, 남한산(남한산성)의 능선이 물결처럼 흐르는 모습이 보인다. 뒤돌아서면 남산, 안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랑천을 따라 눈길을 돌리다보면 한강이 보인다.
아차산 1보루를 지나면 아차산 5보루가 나온다. 해발 267.2m다. 보루 정상에 돌무더기를 쌓았다. 해발 고도가 높아졌으니 시야도 그만큼 더 트인다. 서울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굽이치며 흐르는 한강의 물줄기에서 힘이 느껴진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아차산 1보루
이 중 아차산 입구에서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 1보루, 아차산 5보루까지 걷는다. 이 구간 중 해맞이광장과 아차산 1보루, 아차산 5보루에서 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아차산 입구를 지나 인공폭포에 이른다. 비탈진 바위절벽 위로 물줄기가 시원하게 흐른다. 인공폭포 앞 이정표 중 ‘고구려정’ 방향으로 간다. 비탈진 바위산으로 올라간다. 약 400여m 정도 오르면 고구려정이 나온다. 고구려정에서 보는 풍경도 괜찮은데, 철탑과 전선이 있는 게 흠이다.
고구려정
아차산 5보루에서 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