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주인 되기
당신만은 당신에게 늘 따뜻해야 합니다
늘 쉽게 이성에 빠지는 결혼 10년차 유부녀 “이번에도…”
등록 : 2017-10-12 14:21
A당신을 욕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 다정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남성을 보면서 마음 흔들리지 않을 여성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심리를 이용해 여성 대상의 상품 광고에 멋진 남성 모델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화면 밖 여성들을 향해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태도를 보여주면, 우리는 그가 소개하는 상품에 호감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이 결국 구매행위로까지 이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광고가 인간에게 없었던 감정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 내면에 존재하던 에로스적 감성을 자극하고 활성화시킬 방법을 광고는 아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당신이 친절한 남성에게 느끼는 감정은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것입니다. 설레는 마음은 침체된 우리 삶에 활력과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는 점에서 유익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맨스 영화를 보고, 드라마 속 주인공의 매력에 반복해서 빠지며, 유명 가수의 팬이 되어 공연장을 찾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당신의 감정은 손가락질받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절대 안 돼’라고 생각할수록 더 깊이 빠집니다. 금기를 뛰어넘는다는 생각은 우리를 고통스럽게도 하지만 극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해주기 때문에 매혹적입니다. 당신은 상대에게 호감을 느낄 때 반한다, 사랑에 빠진다, 같은 표현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인지심리학과 뇌과학 등은, 우리의 의식이 자신에 대해 정보를 모으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착각과 오류를 많이 범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났을 때 가슴이 쿵쾅거리고 머리가 조여오는 느낌을 강하게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후에 비슷한 신체적 경험을 할 때마다 자신이 화난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상대가 어떻게 자신을 화나게 했는지 구구절절이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화날 때와 유사한 신체적 느낌을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낄 때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식에게 소리치는 아버지는 자신이 화를 내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무의식 차원에서는 자신이 자식을 통제할 수 없는 무능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뇌는 자신의 신체반응을 잘못 해석해서 잘못된 감정의 딱지를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착오귀속 효과’라고 합니다. 당신의 경우도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반한다거나 사랑에 빠진다고 판단하게 된 근거는 무엇입니까? 낯선 상대가 막 익숙해지려고 할 때, 그래서 가슴이 설렐 때, 당신에게 관심이 집중된 상황, 당신이 안전하며 충분히 수용된다고 느낄 때 자동으로 경험하는 기분 좋은 긴장감, 고양된 느낌을 사랑과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우호적인 상황을 더 설레게 느낄 수 있겠지요. 그러니 자신을 부도덕하게 몰아 처단하지 마시고 그 행복한 감정을 충분히 느껴 보세요. 사랑의 묘약은 상대에게 뿌려진 게 아니고 당신의 눈 속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설레는 감정을 느낄 때 상대에게 집중하지 마시고 당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에 집중해 즐겨보세요. 어떤 선입견도 없이 신체적 경험에 집중해보면 자신에 대해,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배려받을 때, 자신을 특별하게 대우해줄 때, 다정하게 대해줄 때 행복한 사람이며, 그걸 누구보다 원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세요. 상담 과정에서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당신 스스로가 자신을 그렇게 대해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당신을 소홀히 대하고 냉대할 수 있지만, 당신만은 당신에게 늘 따뜻해야 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박미라 마음칼럼니스트·<천만번 괜찮아> <치유하는 글쓰기> 저자 지면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blessmr@hanmail.net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