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예능

재방송 출연료 ‘짭짤’

등록 : 2017-10-12 14:22
한 드라마 몰아보기, 옛 드라마 다시보기까지 추석 연휴 재방송이 줄을 이었다. 하이라이트를 모은 ‘스페셜 예능’도 쏟아졌다. 봤던 거 또 봐야 하는 시청자는 인상 썼을 수 있지만, 넘쳐나는 재방송에 함박웃음 지은 이들도 있다. 바로 배우들이다. 2003년부터 재방송도 출연료를 지급하면서, 긴 연휴, 가만히 앉아서 용돈 벌이 했기 때문이다.

재방송 출연료는 방송사마다 집계 기준이 좀 다르다. 지상파 3사의 경우 재방송은 기본 출연료의 20%, 삼방은 12%, 사방 이후는 10%가 나온다. 오전 1~6시 새벽 시간대는 3사 모두 7%로 같다. 케이블은 상황마다 다른데, 처음 출연할 때 재방송 출연료까지 한꺼번에 받기도 한다. 케이블에서 지상파 드라마를 재방송하면, 프로그램 복제권이라고 해서 그 금액의 일부를 배우들한테 준다. 아이피티브이에서는 무조건 출연료의 몇 %가 아니라, 일정 금액을 출연자들한테 나눠준다. 출연료 대비 몇 % 기준이다.

출연료가 많을수록 재방송 출연료도 많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재방송 출연료는 상한선이 있다. 출연료 1억원을 받는 배우한테 20%인 2000만원을 재방송 출연료로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연기자방송노동조합과 지상파 3사가 정한 등급을 기준으로 한다. 성인은 최저 6등급에서 최고 18등급으로 나누는데, 18등급의 경우 회당 출연료는 200만원 가까이 된다. 재방송 출연료를 정산할 때는 모두 등급에 따라 정한다. 1억원을 받는 톱스타도 등급으로 따지면 최고인 18등급이기 때문에, 재방송 출연료는 200만원의 20%를 가져간다.

그래서 재방송 출연료는 비중은 적더라도 여러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는 조연 배우들이 더 쏠쏠하다. 재방송 출연료는 분기별로 1년에 총 4번이 나오기 때문에 때가 되면 통장에 찍히니 결혼한 배우들은 비상금으로 몰래 숨겨두기도 한다. 부인이나 가족들한테 재방송도 출연료가 있다는 걸 말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재방송은 각 방송사에서 받아서 한국 연기자방송노동조합에 지급하는데, 관계자들한테 출연료 통장이 아닌 다른 통장으로 넣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출연료 지급 통장 외에 다른 통장에 넣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게 관계자의 대답이다.

여기서 팁 하나. 일반인도 재방송 출연료를 받을 수 있다. 한국방송실연자협회에 가입하면 된다. 반대로 연예인이라도 한국방송실연자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티브이에 출연할 기회가 있다면, 가입해두자. 혹시 아나? 분기별로 선물처럼 ‘용돈’이 찍힐지.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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