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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상도동에 ‘서울형 자율주택’ 첫선

등록 : 2017-10-19 15:09
동작구 상도동에 들어서는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의 다세대주택(붉은색) 조감도. SH공사 제공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의 대안 가운데 하나로 서울시가 추진해온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이 첫선을 보인다. 이 사업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수 없는 낡은 소규모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재개발하고, 작은도서관 같은 생활편의시설을 걸어서 10분 안에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만들어 ‘10분 생활권’을 이루는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말한다.

서울시는 동작구 상도동 244 일대 10필지 1351㎡(409평)에 내년 11월까지 5층 이하 저층주택 40세대와 작은도서관 등을 짓는 1호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곳엔 11세대의 토지 등 소유자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등 4층 이하 노후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내년 2월 공사를 시작해 11월에 공사가 완료되면 다세대주택 3~4개 동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를 맡아 설계와 시공, 분양 등 전 과정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개발 후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떠나지 않도록 설계 단계부터 주민합의체를 만들어 건물과 방의 크기 등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현재 사업지에 살고 있는 토지 소유자 등 11세대는 정비사업 뒤 재입주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특히 이곳은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생활편의시설을 함께 공유하는 ‘개방형 마을’로 꾸밀 예정이다.

이 사업은 토지 소유자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고, 은행 대출이 까다로운 소규모 공동사업의 어려움을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참여로 해결했다. 이원철 서울주택도시공사 저층주거지원부장은 “기존 토지 소유자 등이 입주하고 남는 29세대를 선매입해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초기 사업자금을 공사가 지원하고, 미분양의 위험도 사전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방치된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소규모주택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 특례법’이 내년 2월부터 시행되면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공사는 그동안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출구전략으로 저층주거지 도시재생 모델을 개발해왔다. 상도동에서 처음 시도하는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이 기존 대규모 재개발 사업의 대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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