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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상담코너 줄이 가장 길어 구청 고민 시작”
인터뷰 | 최재민 강동구 동물복지팀장
등록 : 2017-10-26 15:03 수정 : 2017-10-27 14:18
“우리의 (현재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 시스템은 반려견이 문제가 있으면 개를 훈련소로 보내 1~2주일 교육하고 데려오는 수준이다. 그런데 데려온 뒤 처음에는 말을 잘 듣지만 견주가 안 바뀌니까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게 문제다.” 반려 행동교정 훈련사 양성이 중요한 것 같다. “현재는 민간단체에서 훈련사 자격증을 남발해 제대로 된 훈련사 자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동서당은 미국에서 훈련사 학교를 졸업한 강사를 초청해 교육하고 있다. 구청에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 전문가들을 국가에서 공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강동구에서는 내년부터 훈련사 양성 과정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로 인한 갈등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줄이려는 행정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반려동물 관련법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얼마 전 ‘2018년도 반려동물 사업계획서’를 냈는데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연찬회에서 강동구 사례를 설명하며 시정을 요청했다. 예를 들어 동물보호소를 만드는 지자체에 6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도심에 어떻게 만들겠나? 도심 동물보호소는 소음은 물론 냄새 때문에도 설치하기 어렵다. 민간단체 가운데 동물보호소를 가장 잘 운용하는 곳이 동물자유연대이다. 그곳도 남양주 산속에 있다. 문제는 유기견 300마리 수용이 최대라는 점이다. 강동구에서는 20~3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카페 방식의 입양센터를 11월 중에 열 예정이다. 동물보호소에 가기 전에 분실견을 최대한 되찾아주고 유기견은 입양시켜주자는 취지이다.” 페티켓 문화가 아직 정착돼 있지 못한 것 같다. “애견가게에 가서 애견을 데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견주 중에도 그 개가 사냥개인지, 섞인 종(믹스견)인지 잘 모른 채 키우는 사람이 많다. 사냥개는 주기적으로 운동을 시켜주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거다. 개 종류에 따라 훈육 방식도 다르다. 동물병원은 많지만 상담할 곳은 많지 않다.” 반려동물 등록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강동구는 분실견이 생기면 1주일 안에 견주에게 찾아줄 수 있도록 등록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등록이 안 되면 찾아주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강동구는 올해부터 반려견 자체 통계를 내고 있는데, 현재 1만2000마리가 등록돼 있다. 전체 반려견 중 60% 정도로 추정된다.” 길고양이 급식소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2013년 5월 시행 이후 민원이 80% 정도 줄어들었다. 길냥이가 배가 고프지 않으니 쓰레기봉투를 찢지 않고 울음소리도 안 낸다. 공공시설물 위주로 급식소를 설치하다 보니 길냥이들의 활동 영역이 주택가에서 멀어진 점도 이유다. ” 글·사진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